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어린이를 위한 고전
· ISBN : 9788957983553
· 쪽수 : 144쪽
책 소개
목차
검은 고양이
황금 곤충
도둑맞은 편지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지팡이로 친 벽의 울림이 사라지자마자 무덤 안에서 답을 하듯 소리가 들려오는 게 아닌가! 그 소리는 처음에는 어린아이의 흐느낌처럼 작게 띄엄띄엄 들리더니 이내 길고 커다랗게 계속 이어지는 비명으로 변했다. 그것은 아주 기이하면서 도저히 인간의 것이라고는 할 수 없는 울부짖는 소리로, 공포와 승리감이 반반씩 뒤섞인 날카로운 절규였다. 지옥의 고통에 몸부림치는 저주받은 자들의 목구멍에서 나오는 소리와 그러한 지옥살이를 크게 기뻐하며 악마들의 목구멍에서 나오는 소리가 합쳐진 듯한 오직 지옥에서만 나올 법한 소리였다.
“오, 그럼. 그 다음 날 아침 중위에게서 그걸 돌려받았어. 난 이제 어떤 일이 있어도 그 풍뎅이와는 떨어지지 않을 걸세. 자네, 그 풍뎅이에 대한 주피터 말이 맞았단 거 아나?”
“무슨 말이 맞았단 말인가?”
슬픈 예감을 안은 채로 내가 물었다.
“그 풍뎅이가 진짜 황금 벌레 같다고 추측하던 주피터의 말 말이네.”
이렇게 말하는 그의 말투가 엄청나게 진지해서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레그랜드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을 이었다.
“그 곤충이 날 부자로 만들어 줄 거야. 우리 집안의 재산을 다시 찾게 해 줄 거란 말일세. 그러니 내가 그 곤충을 소중히 여기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행운의 여신이 내게 그 곤충을 주셨으니, 난 그 곤충을 적절히 이용하기만 하면 황금을 얻을 수 있을 걸세. 주피터, 그 풍뎅이를 갖고 와!”
(중략)
그러자 곧바로 레그랜드가 엄숙하고 위엄 있는 태도로 일어나 유리 상자에 넣어둔 풍뎅이를 꺼내서 내게 갖다 줬다. 그것은 아름다운 풍뎅이로 그 당시 박물학자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 종이어서 당연히 과학적 견지에서 보면 대단한 포획물이었다. 등의 한쪽 끝 부근에는 검정색의 둥근 점 두 개가 있었고, 다른 쪽 끝 부근에는 긴 점이 한 개 있었다. 껍질은 굉장히 딱딱했으며 전체 외관은 반질반질하게 광을 낸 황금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무게도 꽤 나갔다. 그러니 모든 점을 고려해 봤을 때 그 곤충에 대해 주피터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레그랜드가 주피터의 그런 생각에 어떻게 동의하게 됐는지는 아무래도 모를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