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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57984895
· 쪽수 : 160쪽
책 소개
목차
1. 아니 가겠사옵니다
2. 벌레 지옥에서 하룻밤
3. 자왈, 모르쇠, 모르쇠
4. 암행어사, 썅륙 놀이에 빠지다
5. 귀신에게 붙잡힐라
6. 마패는 어디 있는고?
7. 장터 습격 사건
8. 재를 넘으며
9. 도둑의 입당식
10. 검은 두건의 사내
11. 붉은 깃발
12. 학문을 왜 하는 것이옵니까?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저자의 악덕을 전하께 보고했다가는 나는 물론이거니와 우리 집안도 자칫 위험해질 수 있다.’
조정은 이미 노론의 세상이었다. 그들의 힘은 나라 구석구석에 거미줄처럼 뻗어 있었다. 임금은 그들의 힘을 꺾고자 남인을 등용시켰다. 그러자 노론은 임금과 더욱 팽팽히 맞섰다. 노론도 아니고 남인도 아닌 관리들은 임금 눈치 보랴, 노론 눈치 보랴 정신이 없었다. 허신행도 마찬가지였다. 괜히 줄을 잘못 섰다가는 가문이 언제 화를 당할지 모를 일이었다.
허신행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던 것처럼 모른 척하기로 했다. 그것이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었다.
허신행은 밥을 먹으면서 은근슬쩍 허리춤에 있던 마패를 꺼내 상 밑으로 떨어뜨렸다.
“나리, 바닥에 뭔가 떨어졌사옵니다.”
여인은 바닥에 떨어진 마패를 보고도 못 본 척했다. 허신행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
‘보통 여인네가 아닐세. 마패를 보고도 모른 척하다니, 눈치가 새보다 빠르구나. 분명 내일쯤이면 노잣돈을 풍족히 내놓을 것이다.’
허신행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울지 마라, 울지 마. 어사가 오신다!”
허신행은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어린아이를 겁주는 말이었다.
“이보시오. 어사가 무슨 곰이요, 호랑이오? 어사는 백성을 수탈한 사또를 혼내 주는 사람이니 그대가 무서워할 필요는 없지 않소?”
“아이고, 모르는 소리 하지 마시오. 한 번 암행어사가 온다 하는 소식이 들려오면, 읍이나 고을이나 따질 것 없이 관속들이 스스로 몸을 사려 나다니지 않고, 토호들도 숨을 죽인당께요. 그때야 백성들은 겨우 숨을 쉬고 밥을 편히 먹을 수 있습지요. 그러니 제발 암행어사가 자주 찾아와 주었으면 좋겠어라. 그렇게 되면 가난한 마을에 사는 힘없는 백성들도 암행어사 덕분에 살게 될 것인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