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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7985182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나무늘보 이야기 -도미노처럼
2. 피오나 이야기 -해바라기, 피어나다
3. 백색왜성 이야기 -애꾸눈 사슴
4. 헤라클레스 이야기 -깔
5. 아마존 이야기 -사랑과 우정의 오차
6. 잃어버린 섬 이야기 -짜이 찌엔, 짜이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괴테 할아버지는 자기보다 쉰다섯 살이나 어린 소녀 울리케를 사랑하게 되면서, 신이 모세를 통해 인간에게 내린 계명의 첫 번째는 ‘사랑하지 말라’여야 한다고 했다. 비극의 원천은 언제나 사랑이고, 사랑은 인류의 비극이라고.
아니다. ‘사랑하지 말라’가 아니라 사랑하면 안 되는 금기를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나이 차이가 많아서, 종교가 달라서, 가진 게 많거나 적어서, 교육 수준이 안 맞아서, 못 사는 나라라서, 그리고…… 신이 선택한 사람이라서. 사랑하면 안 되는 이유가 너무도 많다. 비극을 예상했다면 신은 사랑할 수 없는 이유가 없도록 똑같이 창조해야 했다. 더구나 모든 걸 다 가진 신은 인간만은 소유하면 안 되는 거였다. 아니면 오빠를 내 눈에 보이지 않게 숨겨 두던지.
한심하긴!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불쑥 나타나 꾸짖었다. 혜령이랑 관계 망치고 싶어? 아, 아니. 절대, 절대 아니지. 나는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그런데 네 촉은 왜 자꾸 그쪽으로 뻗치는 건데? 내가 언제? 혜령이랑 집으로 향하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아니라니까, 절대 아니라고! 나는 심호흡을 했다. 멍청하긴, 인정할 건 인정해라. 네 자신까지 속이느라 낑낑대지 말고. 집요한 놈, 그래서 뭐, 나한테 원하는 게 뭔데? 흐흐흐. 네가 지금 원하는 건 딱 하나밖에 없잖아. 그거.
”한국에는 왜 가려는 건데?“
옷자락 물기를 털어 내며 내가 물었다.
“역사학자가 되려고요.”
“역사학자?”
“어릴 때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았어요. 세상을 움직이는 힘의 정체에 대해서도 궁금했고요. 그러다 나를 포함한 조선족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열등감에 빠져 있고, 한국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조선족에게 우월감을 느낀다는 걸 알게 되었죠. 조선족의 비극은 역사가 만든 거잖아요. 집단 열등감과 집단 우월감은 조선족과 한국인 모두에게 치명적인 독이에요. 역사를 통해 열등감과 우월감의 실체를 증명할 수만 있다면…… 아니 반드시 그렇게 할 거예요. 그게 조선족의 잠재된 힘을 보여 주는 길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