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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8076964
· 쪽수 : 160쪽
책 소개
목차
나쁜 연애, 썸
내 이름을 불러 줘
핫스팟을 켜라
이상한 고백
www.selling_shadow.co.kr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그제야 시선을 돌려 써니의 발끝을 보았다. 여성스럽게 다리 좀 모으고 앉으라고 그렇게 충고했건만 여전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써니가 다른 느낌이었다. 끈이 풀린 운동화가 신경 쓰였다. 그래도 묶어 주지는 않을 거다. 갑자기 안 하던 행동을 하면 써니는 또 농담처럼 내 마음을 건너뛰려고 할지도 모른다.
“의리 때문에 너한테 달려간 거니까 그런 줄 알아. 그러니까 써니야.”
“왜?”
나는 그제야 허리를 숙여 써니의 풀린 운동화 끈에 손을 댄다. 천천히, 하지만 야무지게 풀린 끈을 묶는다.
“내 옆에 딱 붙어 있어.”
써니 데이다. 날도 화창하고 바람도 적당하고 마주 보지 않아도 괜찮은 날이다. 썸, 나쁜 연애는 이제 안녕이다.
스턴트다, 뭐다 해서 연습용 자전거를 빌려 갖고 오지만 않았어도, 아니 고장 난 브레이크를 고쳤더라면,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고 란우에게 미리 귀띔이라도 해 줬더라면 란우가 사고를 당하는 일은 없었겠지. 엄마가 의식을 잃고 병원에 누워 있는 일도 없었겠지. 나는 여전히 정란기로 살았겠지. 정란우가 되기 위해 애쓰는 일도, 정란우가 되기 싫어 혼란스러워하는 일도, 아버지와 엄마가 두 번 다시 나를 가슴에 품어 줄 일은 없을 거라는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감정 앞에서 머뭇거리는 일도 없었겠지.
2G에서 4G LTE로 껑충 건너뛰는 것이 아니었다.
여섯 살 때, 엄마가 그랬다. 계단은 하나, 하나 차곡차곡 밟아야 탈이 없는 법이라고. 점프란 것을 한답시고 두세 계단을 한꺼번에 내려가다가 발이 꼬여 허공에 몸을 날린 적이 있었다. 붕, 무릎과 턱이 깨지고 벽에 부딪치면서 아랫입술 밑을 찢어 놓았다. 열다섯이 된 지금도 그날의 상처가 교훈처럼 선명하게 남아 있다.
“박근일, 뭔가 대책이 없을까?”
나는 유일한 나의 단짝 근일이에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