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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58205531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1부
1장 기다림!
2장 동물 먹이 장수의 조언
3장 치프사이드가 우리를 찾아오다
4장 월식
5장 도움을 요청하다
6장 하늘에서 나는 소리
7장 거대한 메뚜기
8장 박사님의 목소리
9장 달에서 온 고양이
10장 둘리틀 가족의 혁명
11장 박사님이 사고를 당하다
12장 달 박물관
2부
1장 존 둘리틀 박사는 달에 왜 그렇게 오래 머물렀을까?
2장 자연학자의 천국
3장 오소 블러지의 포로
4장 달의 신사
5장 작별
6장 동물원 만들기
7장 코커스패니얼 스킵
8장 감옥에는 어떻게 들어가나?
9장 자일즈버러
10장 마틸다 비미시 부인
11장 마침내 감옥에 들어가다
12장 물티
13장 박사님의 감옥 독방
14장 작은 악동
15장 성대한 파티
책속에서
둘리틀 박사님이 달에 간 지도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 그동안 나는 박사님 비서로서 습지 옆 퍼들비에 있는 박사님의 집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맡아 보았다. 물론 이 훌륭한 분을 대신하는 일은 나 같은 소년에게는 걸맞은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최선을 다했다.
처음 몇 주는 쉽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박사님이 마음에 걸려 온통 걱정뿐이었다. 박사님이 아직 달에 남아 있을까, 무슨 일이라도 벌어진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 때문에 그 무엇에도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 우리끼리 하는 대화도 그랬다. 우리의 대화는 무슨 말로 시작하건 늘 똑같은 질문으로 끝났다.
동물들이 곁에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어찌 되었을지 나는 알 수 없다.
우리가 하늘을 바라보기 시작한 후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는 모르지만, 갑자기 커다란 그림자가 우리와 달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한동안 그것은 잔디 위 하늘 높은 곳에서 윙윙 소리를 내며 선회하고 있었다. 아직은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소리를 내는 기계가 동작을 멈추듯, 갑자기 윙윙 소리가 사라졌다. 하늘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 동물이 무엇인지는 짐작도 가지 않았지만, 이제 날개를 펴고 내려앉을 장소를 찾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림자는 이제 부드러운 잔디 위를 지나갔다. 착륙하기 위해 선회를 하는 걸까? 그랬다. 그 거대한 몸이 다시 한 번 잔디밭을 비추는 달빛을 마치 구름처럼 가로막았다.
그리고 마침내 ‘쉬익!’ 하는 소리와 함께 그것이 나무 위쪽을 스치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마치 돌풍이 불 듯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우아한 곡선을 그리면서 우리 앞 잔디밭에 내려앉았다. 그것은 ‘기다란 잔디밭’ 전체에 꽉 들어찼다.
나는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가 구급상자 속에 항상 넣어 두었던 브랜디 병을 꺼냈다. 하지만 내가 그걸 가지고 돌아왔을 땐 박사님은 이미 똑바로 일어서 있었다. 박사님의 키는 5미터 57센티미터나 되었다. (이건 내가 다음 날 박사님이 자고 있을 때 자로 잰 거라 확실하다.)
박사님의 모습을 말로 설명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박사님의 햇빛 차단용 모자는 달에서 자신이 직접 구한 재료로 만든 것이었고, 옷도 그랬다. 하지만 바지는 달랐다. 바지는 우리가 달에 가져갔던 담요로 만든 것이었다. 박사님이 대답을 바로 하지 않아 나는 놀랐다.
나는 원숭이 치치가 기력을 찾고 근처 버드나무로 내려와 폴리네시아와 함께 있는 걸 보았다. 대브대브도 박사님 곁으로 와 걱정과 기쁨과 약간의 불안이 뒤섞인, 뭐라 말할 수 없는 복잡한 표정으로 박사님을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다. 우리는 모두 모습이 낯선 이 사람이 뭔가 말을 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마침내 박사님이 주저주저하는 말투로 말했다.
“저… 저… 스터빈스구나! 만나고… 만나고 싶었어… 스…스… 스터빈스. 잘… 잘 지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