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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8286073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1. 노래하며 누나를 내려보내다
2. 나의 주인님
3. 빨간 코의 날
4. 사랑스러운 피핏
5. 여럿의 집
6. 나무로 만든 신부
7. 세상 어딘가에 쓸모 있는
8. 영원한 빛
9. 야울리닌
10. 봄을 부르는 의식
감사의 말
작품 해설
책속에서
(…) 타르 늪이었다면 엄마가 나를 안을 수 없었으리라. 하지만 여기 단단한 땅 위에서, 엄마는 안기에는 너무 큰 나를 번쩍 안아 들었다. 그리고 안기기에 너무 큰 나는, 다리로 엄마의 허리를 감고 팔로 엄마의 목을 감고 매달렸다. 그리고 엄마가 재피티 영감네 할멈이 바보 아들을 안고 다니던 것처럼 나를 안고 가자, 나는 꼭 그 바보가 된 것처럼 다른 사람들은 다 하는 생각을 지금도 못하고 앞으로도 영원히 못할 것만 같았다. 볼 수만 있지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바보가 된 것처럼. 나는 엄마의 따스한 목에 얼굴을 묻고, 엄마 살에 꼭 감은 눈을 대고, 그 억세고 따뜻한 팔에 몸을 맡긴 채 어둠 속으로 나아갔다.-「노래하며 누나를 내려보내다」
나는 허리를 숙여 빗을 줍는다. 다시 일어서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 짓고 있다. 이제껏 나는 마님의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마님은 웃어 주지 않는다. 어차피 나도 기대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우리 마님은 평생 웃거나 사람을 다정하게 대할 일이 없을 것 같다. 그늘진 눈으로 마님은 조금 더 나를 바라본다. 마님이 고개를 돌리자, 나도 고개를 돌리고, 우리 두 사람은 나리가 말을 끌고 언덕을 내려오는 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나의 주인님」
프릭너클스가 전차 역에 가서 철길에 머리를 대고 눕기 전에 나한테 말했었다. 빨간 코를 단 놈한테는, 절대 진짜 이름을 가르쳐 주지 마. 안 그러면 그 자식이 네 이름을 부르고 또 불러서 나중에는 다른 사람이 불러도 속이 뒤집혀 버릴 테니까. 빌리든 토미든, 아무거나 괜찮으니 네 이름만은 대지 마. 그럼 그 일은 다른 애한테 일어나는 게 되고, 네 이름은 너만 알고 있을 수 있으니까. -「빨간 코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