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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60497740
· 쪽수 : 464쪽
책 소개
목차
dream
family
marriage
friend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좀 제대로 된 의사는 없는가.”
“당신처럼 젊은 여자가 환자 마음을 알 리 없지.”
지금까지 몇 번이나 귀 아프게 들어왔다.
열심히 해 왔다고 생각했다. 밥 먹을 시간도 변변히 챙기지 못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뛰어다닌다. 드물게 찾아오는 휴일마저 친구가 불러내도 모두 거절하고, 체력 회복을 위해 내처 잠만 잔다. 요컨대 깨어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의료에 바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나처럼 그릇도 작은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책임이 너무 무겁다. 동기였던 여의사는 나보다 훨씬 유능했지만 출산으로 일을 그만두었다. 같은 세대의 유능한 간호사들도 이직이나 결혼으로 차례차례 직장을 떠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나 같은 인간이 이곳에 이대로 있어도 되는 건지.
_dream
“그보다 아쓰코 당신은 내가 죽은 다음에는 어떡할 거야? 일을 찾을 가망은 있고?”
“있을 리가 없잖아. 자격증도 하나 없고, 속도위반 결혼으로 대학도 중퇴했고.”
나는 휴가의 손목을 내려놓은 뒤, 침대 반대편으로 가서 링거액이 떨어지는 속도를 점검하는 척하며 부부의 대화에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럼 어쩔 셈이야.”
“당분간은 사망보험금으로 어떻게든 되겠지.”
“그다음엔?”
“몰라.” ??
“당신도 무슨 일을 하든 하루빨리 시작하는 게 좋아.”
“그렇겠지. 난 아직 서른다섯 살이고, 이래 봬도 아직 꽤??”
아내의 말이 도중에 끊겼다.
신경이 쓰여서 나도 모르게 뒤돌아보았더니, 그녀는 무언가 생각에 빠진 듯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여러 가지로 준비를 해야겠네.”
아내가 그렇게 말하며 소리 죽여 웃는 듯이 보였던 것은, 내 착각일까.
_fam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