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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경제학/경제일반 > 경제사/경제전망 > 세계 경제사/경제전망
· ISBN : 9788960517318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오늘을 이해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 006
1부 석유, 오늘을 열다(1차 세계대전~1969년)
1. 진정한 석유왕은 록펠러가 아니라 처칠이다? 018
2. 블레어가 ‘부시의 푸들’이 된 배경 025
3. 한국과 이란이 다른 듯 닮은 이유 031
4. 1956년, 영국을 당황케 한 이집트의 도발 037
5. 영국과 프랑스가 굴복한 최강의 무기 043
6. 사업가 마테이, 세븐 시스터즈에 도전하다 049
7. 체 게바라의 꿈과 OPEC의 탄생 056
8. 아랍의 이중 실패, 3차 중동전쟁 064
9. 일본은 왜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을까 072
2부 석유, 무기가 되다(1970~1979년)
10. 잉여의 소멸과 석유 질서의 지각 변동 080
11. 승리가 목적이 아닌 전쟁, 4차 중동전쟁 088
12. 1차 오일쇼크, 석유는 어떻게 무기가 되었나 095
13. 한국이 친아랍 성명을 낸 적이 있다? 102
14. 전쟁을 일으키고도 노벨 평화상을 받은 사다트 109
15. 프랑스, 미국 주도의 질서에 반기를 들다 116
16. 서울에 왜 테헤란로가 있을까? 123
17. 야마니가 목숨을 걸고 고유가 정책에 반대한 이유 130
18. 이란, 친미에서 반미로 돌아서다 137
19. 2차 오일쇼크는 왜 뜻밖의 사건이었나 144
3부 석유, 시장을 열다(1980~1989년)
20. 아프가니스탄에 뿌려진 테러의 씨앗 152
21. 고유가가 산유국에 유리하지만은 않다? 159
22. 산유국은 왜 석유의 상품화를 싫어했을까? 166
23. 미국이 시장을 조종하는 법 173
24. 1986년과 2014년, 왜 갑자기 유가는 폭락했을까? 180
25. 사우디가 한국 정유 회사의 최대 주주인 이유 189
26. 유가 폭락에 대처하는 새로운 자세 196
4부 석유, 오늘을 결정하다(1990년~현재)
27. 걸프전, 그 오판과 편견의 향연 208
28. 미국이 세계화와 자유 무역을 선택한 배경 219
29. 9.11 테러는 정말 ‘문명의 충돌’이었을까? 229
30. 석유 생산 예측은 틀리더라도 알아야 한다? 244
31. 금융 위기가 전 세계로 퍼진 숨겨진 이유 252
32. 사우디, 달러의 시대를 지켜주다 265
33. 셰일 혁명이 불러온 새로운 세계 277
에필로그 내일을 결정할 석유 287
주 294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프롤로그: 오늘을 이해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
이렇게 우리는 여전히 석유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석유는 전 시대의 유물이면서 동시에 현재의 명백한 트렌드이고, 최소 한 세대의 범위 안에서는 미래의 비전입니다. 그런데 한국에는 석유에 대한 담론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해는 됩니다. 우리는 그것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막연히 석유가 환경에 더 나쁠 것이라는 이미지도 있고, 한국에서는 석유가 나지 않는다는 결핍감이나 신기술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등이 어우러져 새로운 에너지원의 등장을 바라게 됩니다.
기대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막연한 기대감으로 지금이 석유의 시대라는 명백한 사실을 보지 못한다면 시대를 잘못 읽는 것입니다. 현대 전쟁과 분쟁, 정치와 경제의 흐름에는 항상 석유가 있습니다. 이 책은 미래도 다르지 않을 것임을 보여 줍니다.
1. 진정한 석유왕은 록펠러가 아니라 처칠이다?
현재 아라비아반도의 대부분은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9세기까지만 해도 그 나라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아라비아반도는 16세기경부터 오스만 제국이 지배하고 있었는데, 20세기 초반 영국의 지원으로 오스만 제국을 몰아낸 이후 다양한 부족과 토후국이 난립합니다. 그 혼란의 와중에서 영국의 지원을 받은 사우드Saud 왕가가 주변 부족과 토후국을 정벌하면서 1932년 사우드 왕가의 나라, 즉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라는 독립된 통일 국가를 건국합니다.
영국은 아라비아반도와 이웃한 페르시아(오늘날 이란)에서도 활약합니다. 영국인 윌리엄 녹스 다아시는 1908년 불굴의 의지로 페르시아에서 대규모 석유를 발견합니다. 그는 페르시아의 석유 탐사권을 독점하며 탐사를 진행했지만, 7년간 실패를 거듭합니다. 사막이라는 열악한 작업 환경과 자금 확보의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종교적인 믿음으로 탐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마침내 1908년 페르시아 남부의 마스제드솔레이만에서 거대한 유전을 발견합니다. 이 발견으로 1909년 페르시아에 BP의 전신인 앵글로-페르시안이라는 석유 회사가 설립됩니다. 이후 이 회사는 이란의 석유 개발을 주도하며 이란의 정치와 경제에 큰 영향을 줍니다.
5. 영국과 프랑스가 굴복한 최강의 무기
수에즈 위기는 석유와 핵이 현대 국제 질서의 양대 축임이 드러난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원유 공급 취소와 더불어 소련의 핵 위협도 영국과 프랑스가 수에즈에서 철수한 중요한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프랑스는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합니다. 영국은 수에즈 위기 이전에 이미 핵 개발을 상당히 진전시킨 상태였지만, 프랑스는 미국의 견제로 상당히 뒤처진 상태였습니다. 수에즈 위기로 결심을 굳힌 프랑스 드골 행정부는 수에즈 위기 3년 후인 1960년, 알제리에서 프랑스 최초의 핵실험에 성공하고 이후 핵무장을 완성합니다.
수에즈 위기는 오늘날 북한 핵 문제와도 비슷한 면을 찾을 수 있습니다. 2018년 이후에 상황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한국의 전 외교부 장관이 쓴 《빙하는 움직인다》라는 책을 비롯해 여러 매체에 따르면 ‘북한 핵 문제의 키는 중국이 쥐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평균적인 시각이었습니다. 즉, 미국은 북한의 핵 개발과 관련하여 중국이 북한을 통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배경 역시 북한이 소비하는 원유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국가가 중국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수에즈 위기 당시 원유 공급 취소 카드로 절대 우방인 영국을 통제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이 북핵 문제를 같은 해법으로 해결해 주기를 기대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