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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0517554
· 쪽수 : 20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AM 11 : 10 준최선의 하루
소중한 기억이 삶을 끈질기게 만들 때
얼떨결에 하늘에 다녀오다 1
얼떨결에 하늘에 다녀오다 2
준최선의 롱런
둔함 존버 vs 예민 존버
별거 없어서 계속 보게 되는 타인의 일상
크게 크게 작게 작게
너무 작고 사소한 사랑
PM 2 : 39 벽의 날개
나에 관한 항의
사람들이 우물을 들여다보고 시를 쓴다
결정적인 혼자
우체국 상주 작가
픽션 일기) 은행일기 1
픽션 일기) 은행일기 2
대표 사진
벽의 날개
PM 8 : 47 춤과 거울
네가 날 알았으면 좋겠어
우리가 원하는 불행은 절대 안 줘
춤과 거울
픽션 일기) 피로회복과 타로 보기 1탄
픽션 일기) 피로회복과 타로 보기 2탄
픽션 일기) 피로회복과 타로 보기 3탄
이거 먹어주세요. 저거 먹어주세요
네가 가진 게 나밖에 없다면, 너는 가난뱅이일 것이다
AM 4 : 15 타존감
이름 스스로 짓는 이름
아프다는 말은 빼먹는 데다가 겁쟁이에요
타존감
최고의 휴식
말씹러와 거인
생계에 관하여
거리에 관하여
질문에 관하여
시 낭독회 - 역사와 전쟁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소중한 기억이 삶을 끈질기게 만들 때
불행은 접착성이 강해서 가만히 두어도 삶에 딱 달라붙어 있는데, 소중한 기억은 금방 닳기 때문에 관리를 해줘야 한다. 그래서 추억은 가지고 돌아다니는 것이 좋다. 체감할 수 있도록 등에 메고 다니거나, 가방에서 책을 꺼낼 때 이따금 눈이 마주치도록 하거나, 손이 긁힐 수 있게 새로 출력해서 종이의 사면을 날카롭게 한다거나. 좋은 기억에 관한 트리거를 덫이나 지뢰처럼 심어 두는 것이다. 소중한 기억이 지뢰처럼 계속 폭발할 수 있도록. 그러면 소중한 비밀은 일회성에서 벗어나 간헐적으로 나를 미움에서 구출할 수 있다.
둔함 존버 vs 예민 존버
“둔함 존버 vs 예민 존버의 교전이군.” 나는 케첩이 없는 밍밍한 감자튀김을 집어먹었다. “왜 우리는 어딜 가나 대치 중이냐….” 정강이가 더블 치즈버거를 한입 베어 물며 말했다. 우리는 예민함으로 존버했고, 나머지 인간들은 소리가 들리지 않는 둔함으로 의도치 않게 존버하는 듯했다. 맥도날드 2층의 사람들은 다 같이 어떤 종류의 존버를 행하고 있었고, 나는 1층에 내려가서 케첩을 받아 오지 않는 케첩 존버까지 해내고 있었으며, 내 친구는 케첩이 아닌 일에 대비하지 않는 비(非)케첩 무대비 존버를 하고 있었다.
별거 없어서 계속 보게 되는 타인의 일상
중심 사건에서 풀려난 이야기들은 조각으로 떨어져 나가며 여러 공간에 심어진 채 자라나기 시작한다. 브이로그는 우리 삶에, 흥미진진한 서사가 없다는 지독한 사실을 유쾌하게 받아들이게 한다. 큰일이나 서사는 눈길을 끌지만 휘발성이 커서 금방 우리를 떠나기 때문이다. 별게 있어서 보기 시작한 것들은 별게 없는 순간을 견디지 못하게 하지만 일기적인 일화들을 사소하고 감각적으로 쌓아 올린 브이로그는 아무것도 아님을 지속하는 힘과 별거 없음에 내성을 쌓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