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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라이트 노벨 > 앨리스 노벨
· ISBN : 9788960520301
· 쪽수 : 282쪽
책 소개
목차
S계 학생회장의 다정한 손끝
번외편 보채기♥CHU♥토리얼
후기
책속에서
어디까지가 꿈? 어디부터가 현실? 그렇다고 테즈카 선배에게 물어볼 용기는 없다. 키스는…… 했구나, 응.
“역시 하다가 마는 게 아니었어.”
“……?!”
선배는 침대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였다. ……아니, 어? 선배, 담배는 스무 살이 되면 피워야지요!
“전부 내 걸로 만들어야겠군.”
“서, 선배, 님……?”
“뒷부분, 계속할까?”
담배 연기가 모락 피어오른다. 나는 정신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꿈이 아니었다. 난 선배의 손가락에…….
떠올리기만 해도 몸이 떨렸다. 무섭기도 했지만, 진저리날 만큼 기분 좋았기에.
좋아하는 사람에게 당한 것도 아닌데. 내 몸은 이상한 것이 틀림없다. 어쩌면 나도 음란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어쩌지. 만약 그렇다면 선배한테도 미움받을지도…….
“뭐야. 왜 울상을 지어.”
“하, 하지만…….”
“내가 그렇게 싫어?”
―전, 음란한 건 싫어요.
그런 말은 못 한다. 선배가 싫은 게 아니라 나 자신이 무서웠다.
“저, 는…….”
그렇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아무도 건드린 적 없는 부분을 내주고 말았다. 오히려 선배니까 물을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묻지 않으면 앞으로 계속 끙끙 앓을지도 모른다.
나는 큰마음 먹고 몸을 일으키고는 선배의 예쁜 눈동자를 응시했다.
“선배님, 저, 제가 이상한가요?”
“뭐?”
“그러니까, 그게…… 조, 좋아하는 사람하고가 아니어도, 그러니까…… 느, 껴…… 가 아니라, 기분 좋게…….”
망했다. 못 묻겠다.
눈길을 돌리고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러니까…… 좋아하는 사람에게 당하는 게 아니면, 아, 안 느끼는 게 맞겠지요……?”
모든 용기를 쥐어짜 내어 묻고 나자 정적이 찾아왔다. 역시 이상한 걸 물은 거였어…….
“……아아, 그런 뜻이었나.”
담배를 들지 않은 손이 내 머리를 톡톡 치며 쓰다듬었다.
“나오, 분명 나를 좋아할 예감이 들어서 그토록 느낀 걸 거야. 보통은 좋아하는 사람 말고는 느끼지 못하겠지?”
“예에……?!”
내가 선배를 좋아하게 될 것 같았던 거였어?!
전혀 짐작도 못 했었다. 무의식중에 선배를 좋아하리라는 예감이 들었던 거였나?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난 어쩌면 음란한 사람일지도 모르니…….
고뇌하는 나를 무시하고 선배는 어깨를 떨고 있었다. ……라고 생각한 순간 상반신을 돌리고 웃음을 터트린다.
“멋지다. 순진한 건 미덕이야. 나오, 넌 정말 내 소중하고도 귀여운 장난감이라니까.”
하나도 안 기쁘지만 칭찬일까. 귀여운 게 아니라, 선배 지금 날 갖고 노는 거죠!
“당연히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느껴야지. 아니면 나오는 누가 만지면 금세 발정하는 타입이니?”
“아, 아니에요! 전혀 아니라고요!!”
그런 경험은 지금껏 한 번도 없지만, 그래도 내 몸이 이상하다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경험도 없는데 음란할지도 모른다며 고뇌할지도 모른다니 끔찍하다.
“그렇다면 나를 좋아하게 된다는 말이로군.”
……어쩐지 석연치 않은데.
어제까지는 몰랐던 선배를 좋아해? 첫눈에 반한 것도 아니고, 지금도 선배에 관해 아는 게 하나도 없는데?
슬며시 시선을 들고 선배의 옆얼굴을 훔쳐본다.
―나는 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걸까?
날카로운 콧날은 오뚝하고 담배를 문 입술도 아름답다. 내리깐 눈매도, 잡티 하나 없는 피부도 모조리 완벽한, 이 사람을?
“……정말?”
살짝 목소리를 내어보자 선배가 나를 돌아보았다. 눈길이 마주치자 심장이 쿵쾅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