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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둘이서 세계를 배신하다

단둘이서 세계를 배신하다

(강아지 같은 그이, 앨리스 노벨)

마루키 분게 (지은이), 조이 (옮긴이)
  |  
앨리스노블
2015-09-30
  |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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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둘이서 세계를 배신하다

책 정보

· 제목 : 단둘이서 세계를 배신하다 (강아지 같은 그이, 앨리스 노벨)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라이트 노벨 > 앨리스 노벨
· ISBN : 9788960525344
· 쪽수 : 228쪽

책 소개

그는 개처럼 복종한다. 고등학교 2학년인 하루카는 켄타의 고백에 가벼운 마음으로 승낙했다. 처음에는 가지고 놀 셈이었으나 연하의 그와 일그러진 관계를 이어 가는 사이에 점차 깊은 관능에 빠져 가는 하루카.

목차

1 개
2 개화
3 혹닉
4 빙점

번외 편 켄타
1 첫사랑
2 욕망
작가 후기
역자 후기

저자소개

마루키 분게 (지은이)    정보 더보기
9월에 여행 갔던 스위스는 기후가 굉장히 상쾌하고 모기도 없어서 감동했었는데요, 건조한 공기와 센물 때문에 머리카락에서 안 그래도 없던 여성스러움이 사라졌습니다. 울면서 복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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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후텁지근하다.
가슴골에 땀이 흘렀다.
어제부터 내리는 비로 방과 후의 부실은 대단히 눅눅했다.
활짝 열어 둔 창문 너머에서 나는 우울한 빗소리가 좁은 부실에 울려 퍼졌다. 멀리서 간헐적으로 학생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것 말고는 고요했다. 몇 시간 전까지 이 학교에 천 명 이상의 학생이 가득 차 각자 숨을 쉬고 움직이며 수다를 떨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고요함이 가득 했다.
조금 야위어 붕 뜬 브래지어의 와이어가 늑골에 파고들어 간지러웠다. 아까부터 몇 번이나 셔츠에 엄지를 넣어 속옷을 당겼다. 허리에 밀착된 치마의 허리 부분도 후끈거리고 가려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자신 말고 아무도 없다면 이곳에서 반쯤 알몸인 상태로 온몸의 땀을 닦고 싶을 정도인데.
문득 어제 지은 흰 쌀밥을 밥솥 속에 방치해 둔 것이 떠올랐다. 아아, 하고 소리를 내고 싶었다. 그 밥은 글렀겠지. 간만에 잘 지어졌는데 아까워라.
장마는 끈질기게 이어져 7월 중순에 접어든 지금도 계속되고 있었다.
비가 싫다. 세상 만물이 납빛의 점액을 뒤집어 쓴 것처럼 애매하고 잔뜩 어두운 얼굴이 된다.
나는 집 안에 있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적극적으로 밖에 나가는 아웃도어 성향은 없지만 그래도 역시 집 밖의 세계가 물에 빠진 쥐색으로 젖는 것은 우울하다.
그렇다. 이런 것을 두고 ‘불쾌지수’라고 한다. 기온과 습도에 비례하는 거였나? 아무튼 장마 기간에는 그것이 최고로 높아진다.
실제로 나는 기분이 언짢다. 물론 비 때문만은 아니다. 눈앞에서 내게 정수리의 가마를 보인 채 부지런히 샤프를 움직이는 모습을 진저리치며 바라본다. 후텁지근한 공기보다도 이쪽이 더 문제다.
“이봐, 켄타.”
검은 머리를 샤프로 톡톡 두드렸다. 얼빠진 듯한 얼굴이 위를 향했다. 커다란 몸을 웅크려 책상을 향한 모습이 묘하게 우스꽝스러웠다.
“이제 됐겠지? 보여 줘.”
“아직, 이에요.” 곤란하다는 듯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고개를 숙였다. “끝나지 않았어요.”
“뭐야. 숙제 중에 모르는 부분이 있다고 했잖아?”
“하지만.” 켄타는 어색하게 우물거렸다. “이거, 전에도 물어본 것 같아서.”
한숨을 쉬었다.
자신 없는 듯한 켄타의 얼굴을 볼 때마다 어금니를 꽉 깨물고 싶을 정도로 짜증이 솟구친다.
내 안의 불쾌지수가 점점 상승한다. 온도계와도 같은 붉은 선이 쭉쭉 위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일단 보여 줘 봐. 내가 풀지 않고 기다릴 테니까.”
“아, 안 돼요, 하루카 선배.”
나는 감추려는 켄타의 굵은 팔을 뿌리치며 풀다 만 문제집을 빼앗았다. 그 바람에 켄타의 지우개가 바닥에 떨어졌다. 타일이 여기저기 벗겨져 거무스름해진 바닥 위에서 하얀 지우개가 요상하게 눈에 띄었다.
지저분한 부실이다. 누구도 제대로 청소를 하지 않는다.
몇 년 전의 학생이 두고 갔는지 알 수 없는 잡지가 어지러이 흩어져 있고, 덜거덕거리는 의자와 책상은 뒤집으면 천박한 낙서로 가득한 것뿐.
이곳은 나와 켄타가 소속된 영어부라는, 유령부원의 집합소와도 같은 패기 없는 약소부에게 부실로 배정된 교실이다.
활동 내용은 이름 그대로. 정년을 앞둔 속물근성의 고문이 고른 외서를 읽고 일주일에 한 번 감상을 발표한다. 또는 고문이 참가하는 무슨 클럽이라는 곳에 끌려가 쭈글쭈글하고 빛바랜 피부의 노인들과 교류한다. 그런 느낌이다. 뭐, 수수한 활동이다.
열심인 학생은 겨우 두세 명. 나머지는 대부분 땡땡이를 치는 학생들인데 나는 그래도 비교적 진지한 편이다. 공부는 그다지 잘하지 않지만 중학교 때부터 영어만큼은 좋아했다. 따라서 이 고등학교에 들어오자마자 이 부활동을 선택했다. 장래에는 유학도 가고 싶다.
부활동을 하는 동안 대화는 모두 영어로 이루어진다. 딱히 뭘 배우러 다니지 않는 나는 이곳을 돈이 들지 않는 영어회화 교실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의 여름. 이번 여름방학부터 나는 입시학원에 다닐 예정이다.
이유는 물론 수험공부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딱히 가고 싶은 대학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장래의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모두가 입시학원에 간다고 하니 나도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결정했다. 줄을 일렬로 세워 주위에 맞추는 것이 일본인의 나쁜 습관이라고들 하지만 나는 딱히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그렇게 해서 손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으니까.
지금은 시험기간이라 부활동은 쉬는 중. 이 부실에는 도둑맞을 만한 물건은 아무것도 없어서 잠겨 있지 않기 때문에 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따라서 이따금 조용히 독서를 하고 싶을 때나 집중해서 무언가를 생각하고 싶을 때는 이곳을 찾곤 한다.
오늘은 이 1학년짜리 후배 나가사와 켄타의 부탁으로 숙제를 봐주기로 했다. 나는 귀찮았지만 묘하게 필사적인 켄타의 모습에 사실은 집에 가서 시험공부를 하려던 마음을 접고 떨떠름하게 받아들였다.
평소부터 나를 잘 따르는 후배이기는 했지만 성가신 면도 있었다. 반면에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마음도 있었다. 그는 내게 너무나도 순종적이었고 거절하면 그것만으로도 심하게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런 얼굴을 하면 또 그 수법이냐고 생각하면서도 결국에는 대부분의 경우 나는 꺾여 버렸다.
켄타는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운동은 잘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뇌까지 근육으로 이루어졌을 법한 체육계 바보는 아니다. 그러니까 어딘지 감각이 둔한 듯한, 조금 독특한 타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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