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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60532229
· 쪽수 : 376쪽
책 소개
목차
13. 정면대결
14. 면천(免賤)
15. 칠 년 전쟁 속에서
16. 미사(美史)
저자소개
책속에서
“스승님을 더 이상 욕되게 하고 싶지 아니하니 손목 자르시오.”
“여부가 있느냐. 이미 네 거짓말은 다 드러났은즉, 네 스승이 어떻다 저떻다 해도 그 유의 태란 자의 허세도 다 까발겨진 것이다! 핫핫핫.”
“……!”
“네가 영리하여 의서의 내용을 남보다 더 기억하여 비록 취재를 보는 과장에서의 성적이 뛰 어났을지 모르되 네가 유의태의 수하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네 얄팍한 재주를 이미 꿰뚫 어보고 있었더니라. 훗훗훗.”
“……위의 모습은……”
하고 양예수의 웃고 있는 얼굴을 정시한 채 허준이 말하기 시작했다.
이제야 허준의 온몸에 피비린내가 풍겨나기 시작했다. 나흘 밤 사흘 낮 천황산 빙곡의 바위 굴에서 맡고 맡고 또 맡았던 스승 유의태의 몸에서 쏟아지던 그 뜨거운 피비린내가……
“사람의 위는 목구멍으로 한 자 여섯 치를 내려가면 심창골과 배꼽 중간에 각 네 치에 뻗쳐 위치했으며……”
일동이 숨을 삼키기 시작했다.
“위의 길이는 한 자 여섯 치며 꾸불꾸불한 것을 모두 펼치면 두 자 여섯 치이며 크기는 한 자 다섯 치요 지름이 다섯 치로써 물과 곡식 서 말 닷 되를 받을 수 있고 늘 차 있는 음식 물이 두 말이요. 저장된 물이 한 말 닷 되올시다.”
양예수의 얼굴에서 조롱기가 사라지고 있었다. 허준이 계속했다.
- 하권
‘송장을 태우는 내음’
지방 관원들이 하나둘 명주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기 시작했다.
안개 속 어디선가 상여가 나가는 요령 소리도 들리다가 뒤로 사라졌다. 그러나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은 다시 안개 속으로부터 나타났다.
좌우 산비탈을 가득히 메운 민초들의 무덤들. 전서부터 생겨 있던 것이 아닌 돌림병이 돌며 새로 생겨난 백도 이백도 넘는 거대한 공동묘지였다.
(중략)
처음 환자를 구분하기를 발병 사흘째 이레째 열흘 보름으로 나눌 때는 큰 기대는커녕 너무 도 막막했으나 잔류한 의원들의 보고를 종합컨대 특히 매실의 투약과 함께 발병 사흘 이내 의 가벼운 병자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는 보고가 일치했고 이레 미만의 병자들도 열이 내 려서 정신을 되찾는 병자가 많다는 결론에 이르러서는 허준은 즉시 가고 있던 시찰 행정을 멈추고 이곳 용만에서 병자를 남녀노약男女老弱별로 더 세분하여 또 한 번 하회를 기다렸 던 것인데 뒤쫓아온 회보는 모두 매실즙을 음복한 환자는 늦어서 이틀을 경계로 해 해열의 확증을 얻었고 목이 붓는 증세가 가라앉기 시작하며 변을 흘리는 이질 설사는 거짓말처럼 멎는다는 보고들이었다.
날뛸 듯이 기뻐한 허준은 혹시 이것이 우연이 아닌가 여기어 자신이 분류한 병자들을 직접 다시 살피기를 이틀 낮 이틀 밤 끝에 매실즙의 효과를 확실한 약효로 확인하자 즉시 서찰을 꾸민 후 파발을 이동형에게 달리게 한 것이다.
- 하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