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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장편소설)

박경리 (지은이)
  |  
마로니에북스
2013-05-20
  |  
13,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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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도

책 정보

· 제목 : 표류도 (박경리 장편소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60532786
· 쪽수 : 300쪽

책 소개

박경리 장편소설. 두 주인공 남녀의 만남에서 헤어짐까지, 아름답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연애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축된 연애 소설이다. 두 남녀의 사랑은 세상이 용납하지 않는, 이른바 불륜의 사랑이다.

저자소개

박경리 (지은이)    정보 더보기
본명은 박금이(朴今伊). 1926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났다. 1955년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으로 등단, 이후 『표류도』(1959), 『김약국의 딸들』(1962), 『시장과 전장』(1964), 『파시』(1964~1965) 등 사회와 현실을 꿰뚫어 보는 비판적 시각이 강한 문제작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1969년 9월부터 대하소설 『토지』의 집필을 시작했으며 26년 만인 1994년 8월 15일에 완성했다. 『토지』는 한말로부터 식민지 시대를 꿰뚫으며 민족사의 변전을 그리는 한국 문학의 걸작으로, 이 소설을 통해 한국 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거장으로 우뚝 섰다. 2003년 장편소설 『나비야 청산가자』를 《현대문학》에 연재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중단되며 미완으로 남았다. 그 밖에 산문집 『Q씨에게』 『원주통신』 『만리장성의 나라』 『꿈꾸는 자가 창조한다』 『생명의 아픔』 『일본산고』 등과 시집 『못 떠나는 배』 『도시의 고양이들』 『우리들의 시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등이 있다. 1996년 토지문화재단을 설립해 작가들을 위한 창작실을 운영하며 문학과 예술의 발전을 위해 힘썼다. 현대문학신인상, 한국여류문학상, 월탄문학상, 인촌상, 호암예술상 등을 수상했고 칠레 정부로부터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문학 기념 메달을 받았다. 2008년 5월 5일 타계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한국 문학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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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를 사랑했었다. 그러나 나는 천연스럽게 그러한 것을 묵살할 수 있었다. 그가 십여 일 동안이나 나타나지 않았던 이전에 나는 애정에 대하여 무관심할 수 있다는 것을 자신했었다. 사랑을 환상이라 했다. 나는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러나 사랑을 환상이라 한다면 인간의 삶 자체가 환상일 수밖에 없다.
고향에 살 때, 퍽 어린 시절의 일이다. 지방공연에 온 악극단의 지휘자, 구경 가서 한 번 본 사람을 나는 사모했다. 푸른 조명 밑에 선 연미복의 지휘자는 실로 위대했던 것이다. 그 밖에도 마라톤 경주에 일등한 사내아이, 학예회 때 공주가 된 동무를 무척 혼자사 사랑했다. 그러나 그런 사랑을 느낄 적마다 나는 쓸쓸한 내 주변의 광장을 두리번거리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한 외로움 속에서 나는 훌륭해지려고 했다. 그리고 위대한 것을 바랐다. 그것은 고독에 대한 일종의 반항이었던 것이다. 찬수만 해도 그랬다. 학예회나 운동회 때의 영웅들처럼 그를 위대하다고 생각했고, 그런 성질로서 그를 사랑했다. 모두 환상이었다. 날아가 버린 일들이다. 찬수가 어떻게 죽었든, 누구나 죽어야 하는 죽음을 당해버린 추억이다. 이미 내게는 그의 죽음에 대한 슬픔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의 형체가 이 세상에서 소멸된 그 사실처럼―


“어째 마담은 늘 뜨개질이오?”
상현 씨의 시선도 내 손 위에 머물렀던 모양이다. 고개를 들었을 때 그는 천천히 내 눈과 맞서는 것이었다.
“그것도 노동수단인가 보지요.”
쓸쓸하게 웃어버렸다. 상현 씨는 거무죽죽하게 기미가 피어 있는 내 눈언저리를 빤히 쳐다본다. 손을 들어 확 눈을 가리고 싶다. 피곤해진 내 얼굴이 부끄럽고 비참하다. 그러나 나는 오만스럽게 정지한 상태를 그대로 지켰다.
“생활이 어려우신가요?”
상현 씨는 담뱃재를 재떨이에 떤다.
“어렵기야 하지만 뜨개질이 무슨 도움이 되나요? 그것은 집안일이죠. 하긴 한참 어려운 고비에는 밤일도 했죠.”
“밤일이라니요?”
당황한 듯 조급히 묻는다. 눈을 내리깔았다.


유치장에서 사흘 밤을 새운 다음 날 나는 취조실로 끌려나가 형사의 문초를 받았다. 형사가 쓰고 있는 검은 테 안경을 보았을 때 비망록 속의 한 페이지처럼 상현 씨의 눈길이 떠올랐다.
“이름은?”
“강현회.”
“나이는 몇 살이야?”
“서른셋.”
“직업은?”
“다방의 마담.”
형사는 흥미스럽게 나를 훑어보더니,
“학력은? 학교는 어디 나왔어?”
“대학을 나왔습니다.”
나는 골패짝처럼 또박또박 대답했다.
“어느 대학 무슨 과를 나왔소?”
“S대학 사학과를 나왔습니다.”
형사는 더욱 흥미로운 표정을 나에게 던졌다. 그리고 아까보다 훨씬 누그러진 목소리로 출생지, 현주소, 그 밖의 여러 가지 나의 환경 사항을 물어 조서를 꾸며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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