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으로 본 한국인과 한국문화

지은이의 말_우리 문화, 우리의 자화상을 있는 그대로 보자!

1부 프로이트와 함께하는 한국문화 탐방기

01 「구지가」_인간 본연의 성적인 소망과 상징
오이디푸스 갈등 문제를 상징하는 노래 | 신비스러운 성의 상징으로서의 거북 | 고대 동양사회의 성에 대한 인식

02 민담_사회적 압력에서 자유로워지는 유일한 탈출구
남아선호와 남근숭배사상을 반영하는 용꿈│꿈의 형식을 빌려 이야기를 꾸미는 이유

03 『천부경』_성과 출산, 탄생과 죽음에 대한 지침
『천부경』을 다른 관점에서 이해하는 이유│『천부경』에 대한 정신분석적 해석│성과 죽음의 통과의례에 대한 혜안

04 풍수지리설_어디에서 살고, 어디에 묻힐 것인가
풍수지리설의 본질은 무엇인가│영원한 안식처인 모태로의 회귀│분리와 투사적 기제에 따른 이분법적 논리│심리적 곤경에 처한 집단의 퇴행 현상│구멍에서 나와 구멍으로 돌아가다

05 고대사 논쟁_우리 자신의 뿌리에 대한 역사적 환상과 왜곡 심리
『부도지』의 유래와 마고 성의 비밀│황당무계한 『환단고기』의 유래와 내용│역사적 환상으로의 도피│환상을 그대로 방치하면 망상이 된다

06 종말론_힘든 현실 앞에 절망한 사람들의 심리적 퇴행
말세론의 기원과 유형│말세론이 힘을 얻는 사회심리적 배경│말세론이 횡행하는 사회는 위험하다

07 금기어_원초적 욕망을 억제하는 사회적 안정 장치
성에 대한 금기│공격성과 폭력에 대한 금기│행동양식에 대한 금기│동물에 대한 금기│초자아의 압력과 금지

08 상소리_욕설을 통해 본 욕망과 갈등의 해소
상소리를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자│상소리에 담긴 성적 의미│욕설의 일차적 동기는 공격성의 발로│오이디푸스 갈등과 상소리

09 대중문화_섹슈얼리티의 범람으로 인한 가치 전도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는 대중문화│대중가요와 섹슈얼리티│대중매체와 섹슈얼리티│인터넷과 섹슈얼리티│광고와 섹슈얼리티│대중문화의 성장을 위해

10 혈액형 성격론_피의 순수성에 집착하는 집단의식의 잔재
혈액형 성격론의 기원과 특성│성격의 유형과 발달│왜 혈액형에 집착하는가│혈통과 인종에 대한 집착의 역사│연애는 혈액형으로, 결혼은 궁합으로 하나

2부 정신분석의 렌즈로 다시 보는 한국인의 초상

01 연산군_폭군으로 변모되어 가는 심리적 과정
역사에서도 유례가 드문 연산군의 폭정│연산군의 심리적 약점을 이용했던 장녹수│연산군의 광적인 포악성의 기원│유아기의 심리적 외상 및 모정의 결핍

02 사도세자_두려움과 무력감이 불러운 퇴행적 행동
조선왕조 500년의 충격적 사건, 임오화변│너무나 기괴했던 부자간 갈등의 배경│유아적 발달단계에서의 상당한 결함│사랑과 미움의 타협과 통합에 실패하다

03 이광수_뿌리 깊은 정체성 혼란과 가족환상
민족개조론을 부르짖었던 가야마 미쓰로│이광수를 위한 그간의 궁색한 변명들│애국을 위해 친일을 했다는 억지 논리│강력한 힘을 지닌 지배자와의 동일시

04 이상_철저하게 고립된 세계로 도피한 천재
애정 결핍에 따른 근원적인 불안과 좌절│아버지를 부인하면서도 원망하다│정체성 혼란으로 인한 좌절과 분노│자조와 자학의 처절한 몸부림│파괴적 욕구와 퇴폐적 허무주의

05 나운규_아리랑 고개를 넘다 쓰러진 비운의 천재
한 편의 영화 같은 굴곡진 생애│<아리랑>이 조선의 민초들을 울린 이유│나운규의 무의식이 투영된 <아리랑>

06 나혜석_세상의 모든 남성들을 상대로 외로운 전쟁을 벌이다
세상 모든 남성들과의 외로운 독립투쟁│세상에게 버림받은 나혜석│나혜석이 남긴 정신적 유산과 그 한계│나혜석의 비극을 어떻게 볼 것인가

07 우장춘_민족을 배신한 아버지의 업보를 대신 속죄하다
일본과 한국에서의 기구한 운명│왜 씨 없는 수박으로만 우장춘을 기억하는가│아버지의 죗값을 치른다는 아들의 맹세│자신의 뿌리에 대한 근원적인 불안과 의구심

08 이중섭_동심의 세계로 퇴행한 자아의 위기
화폭에 담은 이중섭의 그림일기│거식증과 대인기피증으로 나타난 망상의 세계│위대한 고향인 어머니를 찾아 헤맨 삶의 여정

09 전혜린_위선적인 아버지의 굴레에서 벗어나다
이상적인 존재였던 아버지의 정체│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감│전혜린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이유│내면적 혼란과 이율배반적인 모순성

10 백남준_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문화 테러리스트의 정체성 혼란
전위적인 삶의 배경│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하고픈 욕구│예술에는 국경이 없다지만

참고문헌
『정신분석으로 본 한국인과 한국문화』 저자와의 인터뷰

어머니란 존재는 원초적인 그리움의 대상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모성에 대한 의존은 절대적이었다. 풍수가들이 다양하게 설명하는 명당들의 공통점은 완벽한 모성의 아늑함을 전제로 한다. 또한 풍수가들이 산수를 훑어보는 안목의 틀은 여체를 살펴보는 것과 같다. 그렇게 산과 들, 강과 계곡에서 여체의 특징들을 찾아내는 모습은 마치 신체적 결함이 있는지 없는지 살펴보는 의사들의 검진 태도와 흡사하다. 지관들은 독특한 산수의 형태와 특징들을 잡아내 진단을 내린다. 그들은 모든 땅에서 모성의 모습들을 찾았으며, 좀더 구체적으로는 모친의 자궁을 그대로 본뜬 무덤을 고안했다. 또한 무덤은 어머니의 둥그스름한 젖가슴도 닮아야 했다.

오이디푸스 갈등의 핵심을 이루는 근친상간 및 부친살해의 욕구가 고대 한국인이라고 결코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처럼 욕구에 대한 금기는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요구되는 윤리적 태도의 원형을 이루는 것이기도 했다. 이렇게 무수히 많은 금기 사항들의 배경에는 그런 원초적 욕망에 대한 불안이 은폐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또한 그런 금기들의 대상은 언어·행동·의례절차·관습과 같이 다양한 방면에 걸쳐 강한 구속력을 발휘해온 게 사실이다.

인간은 말 한마디로 상대를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그만큼 인간의 언어에는 전지전능한 마술적인 기능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이 말을 배울 때부터 부여받은 속성이기도 하다. 사랑과 미움의 감정은 마술적 사고의 형태를 빌어 언어로 발화된다. 인간은 이처럼 언어의 기능을 통해 사회적 교류와 탐색을 시도하기 마련이다. 때로는 상대를 유혹하기 위해서, 때로는 상대를 저주하기 위해서 언어가 동원된다. 그러나 사회에서는 부정적 감정이나 의도가 공공연히 표출되는 것을 억압하기 때문에, 여간해서 그런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상소리는 역기능과 순기능적 요소를 동시에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