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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60603349
· 쪽수 : 156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당신의 가슴 깊숙한 곳으로부터 뿌리를 뻗어 나오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글쓰기를 그만두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할 수 있는지 자문해보십시오. 조용한 밤중에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보라는 말입니다. ‘나는 반드시 글을 써야만 하는가?’ 그러고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대답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만일 마음속 대답이 그렇다고 하거나, 그 진지한 물음에 대해 글을 쓰지 않으면 차라리 죽을 수밖에 없다는 확고하고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있다면, 당신의 생애를 그 필연에 따라 만들어가십시오. 하찮고 쓸데없는 순간 하나하나까지 당신의 모든 순간이 글을 쓰고자 하는 충동의 표식이자 증거가 되어야만 합니다. 무엇보다도 자연을 가까이 하십시오. 그런 다음에 보고, 체험하고, 사랑하고, 잃게 될 것들을 모방만 하지 말고 말로 직접 표현하도록 노력해보십시오.
당신의 일상이 비록 빈곤해 보일지라도 그것을 탓하지 말고 당신 자신을 탓하십시오. 창조하는 자에게는 가난도 없고, 지나쳐버려도 좋을 만한 빈곤한 장소도 없는 법이기에 일상의 풍요로움을 불러낼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시인이 되지 못하는 당신을 자책하라는 말입니다. 설령 당신이 감옥에 갇혀 세상의 소음조차 전혀 들리지 않는다고 해도, 당신에게는 여전히 어린 시절의 소중하고도 풍요로운 추억의 보물창고가 있지 않습니까? 그곳으로 주의를 돌리십시오. 잊고 있었던 아득한 과거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려고 애쓰십시오. 그러면 당신의 개성은 단단해지고, 고독은 넓어져서 어두컴컴한 방이 될 것이며, 그곳에서 다른 사람들의 소음은 멀리 사라질 것입니다. 그리하여 내면을 향한 전환과 자기 세계로의 침잠으로부터 시가 나오게 되면, 당신은 그 시에 대해 누군가에게 물어볼 생각은 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절대로 아이러니에 정신없이 빠져들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창작력이 부족한 순간에는요. 창작력이 넘쳐나는 때는 인생을 이해하는 수단으로써 그 아이러니를 이용해보도록 하십시오. 순수하게 사용한다면 아이러니 또한 순수합니다. 그것을 부끄럽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아이러니에 지나치게 친숙해졌다고 생각되거나, 아이러니와 더 친밀해지는 것이 두렵다면, 그때는 위대하고 진지한 대상으로 눈을 돌리십시오. 그러면 아이러니의 존재는 보잘것없이 무력해질 것입니다. 사물의 깊이를 추구하십시오. 그곳까지는 아이러니가 좇아가지 못합니다. 그리고 위대한 것의 가장자리에 접근했을 경우에는 거기에서 얻은 견해가 당신 존재의 필요성에서 기원한 것은 아닌지 곧바로 확인해보십시오. 진지한 사물의 영향을 받게 되는 상황에서는 아이러니가 우연한 것일 경우에는 당신에게서 멀어지게 될 것이고, 그것이 정말로 처음부터 당신의 것이라면 진지한 도구가 되어 당신의 예술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데 한 가지 수단이 될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