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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고대철학 > 플라톤
· ISBN : 9788960605787
· 쪽수 : 152쪽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말 _ 끊임없이 음미하고 반성하며 살아간다는 것
1장 이 재판의 성격과 고발자들에 대해
이 자리에서 모든 진실을 들려드리겠습니다
나를 고발한 두 부류의 사람들
내게는 초인적인 지혜나 지식이 없습니다
2장 고발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
델포이의 신을 증인으로 부르겠습니다
신의 속뜻을 알기 위해 만났던 사람들
내가 미움을 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고발에 대한 반박
신들을 믿지 않는다는 고발에 대한 반박
무고한 사람들이 유죄를 받는 이유
3장 무죄 판결을 청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죽음보다도 더 염려스러운 것은 치욕입니다
사형을 받더라도 태도를 바꾸지 않겠습니다
나를 대신할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정의에 반하는 행위를 용인한 적이 없습니다
어느 누구의 선생이 되어본 적이 없습니다
무죄방면을 애원하지 않겠습니다
4장 배심원 표결에 따라 유죄가 확정된 이후
내가 대체 어떤 형벌을 받아야 마땅한가요?
내 자신을 고소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5장 사형 판결이 언도되고 난 이후
유죄 판결을 받아들이는 가장 중요한 이유
유죄 판결을 내린 이들에게 건네는 예언
지금의 이 죽음이 내게는 축복입니다
나는 죽으러 가고, 여러분은 살러 가야 합니다
책속에서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그들은 진실이라고는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나는 여러분에게 모든 진실을 들려드릴 것입니다. 그런데 아테나이인 여러분, 제우스에 맹세코 나는 그들처럼 화려한 미사여구로 치장한 표현은 절대로 쓰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하는 말이 옳다고 믿기에, 다만 그때그때 떠오르는 단어들로 아주 담백하게 말할 것입니다. 여러분 그 누구도 다른 뭔가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 앞에 나와서 젊은이처럼 그럴싸하게 이야기를 꾸며서 말한다는 것은 이 나이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겁니다.
“오오, 칼리아스! 만약 당신의 두 아들이 망아지나 송아지로 태어났다면, 그들이 바르고 훌륭하게 자라도록 해줄 만한 사람을 고용할 수 있어야겠지요. 그런 사람은 말을 잘 기르거나 농사를 잘 짓는 사람이어야 할 겁니다. 하지만 당신의 아들들은 사람이니, 대체 누구에게 그들을 맡기실 참이오? 인간으로서의 미덕과 시민으로서의 미덕에 관해 잘 아는 사람이 대체 누가 있소? 아들들이 있으니 이 문제를 숙고해봤을 것 아니오. 그런 사람이 있소, 아니면 없소?” “당연히 있지요!” 하고 그가 말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요?” 하고 내가 물었지요. “어디 출신이며, 얼마를 받고 가르칩니까?” “파로스에서 온 에우에노스요, 소크라테스!”하고 그가 대답했습니다. “수업료로 5므나를 받지요.” 만약 에우에노스가 정말로 그런 기술이 있어 그런 적당한 가격에 그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이라면 에우에노스야말로 축하받아 마땅하다고 난 생각했습니다. 만약 내게 그런 지식이 있다면 아마 틀림없이 으스대고 우쭐대겠지만, 난 그런 지식이 없습니다, 아테나이인 여러분.
그가 누구인지 굳이 이름을 댈 필요는 없을 겁니다. 그는 정치가였는데, 나는 그를 시험해보고 다음과 같은 것을 경험했습니다. 아테나이인 여러분, 나는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그 자신에게 지혜로워 보이지만 사실은 지혜로운 것이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가 지혜로워 보이기만 할 뿐 사실은 지혜롭지 않다는 것을 그에게 보여주고자 했지요. 그 일로 인해 나는 그 사람에게,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이들에게 미움을 샀습니다. 그곳을 떠나며 난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분명 저 사람보다는 더 지혜로워. 우리 둘 다 뭔가 훌륭하거나 특별한 것을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는 자기가 모르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적어도 나는 모르면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아무튼 나는 내가 모르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 만큼은, 비록 미세한 차이지만 내가 저 사람보다 더 지혜로운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