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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중국사 > 중국사 일반
· ISBN : 9788961871211
· 쪽수 : 218쪽
책 소개
목차
해제 : 역사 속의 현대중국
서론
1.1790년대의 위기
2.후기 제국의 세 가지 헌정 딜레마
제1장 위원의 사상에 나타난 참여와 권위
제2장 시험용 개혁
제3장 마오쩌둥식 농업과 구체제
1.뢰양 폭동과 재정적 배경
2.재정 개혁과 과혁명국가
3.20세기의 재정 개혁과 국가 건설
제4장 헌정 어젠다의 전형
책속에서
위원이 밟은 정치적 역정은 중국의 사회 질서 속에 깊숙이 뿌리 박힌 정치체제의 애매한 본질을 잘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 정체의 애매성이란, 관료와 비관료 사이에 존재하던 권력의 편차는 매우 큰 데 반해 사회적 신분의 거리는 거의 없었던 점을 가리킨다. 위원 자신도 관직에 나가지 못하다가 늙어서야 겨우 미관말직에 나아가 채 1년도 못되는 관료 생활을 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그는 고위 관료들의 후광을 입고, 1820년대와 1830년대의 당쟁에 깊이 말려들었다. 그의 뒤를 보아주던 고관들은 성의 실권자들이었는데, 위원하고는 독서인 문화를 공유하면서 개인 연줄로 깊게 얽혀 있었다. 신분제도에 내재하던 이러한 애매함 덕분에 국가는 위원과 같이 권력 언저리에 있는 인재들을 포섭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포섭 기제는 다른 한 편에서 곤란한 문제를 야기했다. 그것은 포섭에 의한 정치 참여가, 어떻게 하면 관직에 나가지 못한 수많은 독서인들이 수긍할 만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여, 이들이 제국 전반의 통치 과정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위원의 주된 관심사가 된 이것은 중국이 현대의 각종 위기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면서 점점 절박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제1장 위원의 사상에 나타난 참여와 권위)
풍계분이 죽은 지 4반세기가 흐른 후, 무술변법운동이 한창이던 1898년에 개혁을 지향하던 젊고 패기에 찬 광서제(光緖帝)는 풍계분의 『교빈로항의』를 북경의 관료들에게 돌려 논평을 하도록 했다. 우리가 청말에 입헌군주제를 설립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어려운 것이었는지 이해하려 할 때, 이들 논평에 나타난 보수성이야말로 참으로 소중한 시사점을 던져 준다. 중국의 현대국가 형성이 겪어온 경로는 중국 현대사를 지배한 풍조가 완고한 사고방식이었지 결코 과격한 것이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오늘날 중국의 기준으로 보아도 과격하게 보이는 풍계분의 제안들에 대한 논평에서 우리는 일정한 격식과 형식을 벗어난 사상이 제국 후기의 대다수 관료층에게 어떤 충격을 주었는지 목도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당시 조정에서 벌어진 논전의 실상이 어떠했는지 맛보기 위하여, 특별히 풍계분의 두 가지 제안에 대한 반응을 천착해 보려 한다. 한 가지 제안은 전국 기구에 관한 것이고, 또 다른 제안은 지역에 관한 것인데, 모두 그의 헌정 사상의 알맹이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첫 번째 제안은 고위 관료들을 하급 관료들이 선출함으로써 정치 참여의 폭을 넓히자는 주장이었다. 두 번째 제안은 촌락 사회를 정치적으로 면밀하게 통제하기 위하여 기반 시설을 확충하자는 주장이었다. 공교롭게도 중국의 현대사를 특징 지은 두 가지 뚜렷한 흐름은 정치에 참여하는 폭을 확대하는 것과 정치 통제의 밀도를 높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풍계분의 경우에 이 두 흐름은 오래된 헌정 질서에서 나온 주된 관심사에 뿌리 박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제2장 시험용 개혁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