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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비평
· ISBN : 9788961951968
· 쪽수 : 336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7
들어가는 글 : 도움을 구하는 이가 먼저 돕는다 15
1부 대피소의 건축술 : 구조 요청의 동역학
바스러져 가는 이야기를 듣는 것, 구조 요청에 응답하는 것 28
익사하는 세계, 구조하는 소설 46
불구의 마디, 텅 빈 장소의 문학 64
아무도 아닌 단 한 사람 73
거인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 83
‘두 번’의 이야기 : 발포하는 국가, 장전하는 시민 92
“괴물이 나타났다, 인간이 변해라!” 106
2부 대피소 너머 : 추방과 생존
한국문학의 ‘주니어 시스템’을 넘어 113
‘쪽글’의 생태학 : 비평가의 시민권 126
생존의 비용, 글쓰기의 비용 : 우리 시대의 ‘작가’에 관하여 148
잡다한 우애의 생태학 169
아직 소화되지 않은 피사체를 향해 쏘아라 : 1인칭 Shot, 리얼리티 쇼와 전장의 스펙터클 177
박카스와 핫식스 197
3부 대피소의 별자리 : 이 모든 곳의 곳간
세상의 모든 곳간(들) 206
Hello stranger? Hello stranger! : 새로운 우정의 물결, 코뮌을 향한 열정 233
이야기한다는 것, 함께 살아가는 힘을 기른다는 것 250
고장 난 기계 261
텃밭과 마당 270
모두가 마음을 놓고 빛/빚을 내던 곳에서 : <생각다방 산책극장>을 기리며 278
발견하고 나누고 기록하는 실험의 순간들 : 생활예술모임 <곳간>을 경유하여 284
2가 아닌 3으로 292
곳간의 사전, 대피소의 사전 301
‘을’들의 잠재성 : <데모:북> 1회를 열며 310
어딘가에 있을 또 다른 우리들의 존재 : <데모:북> 2회를 열며 315
나가는 글 ― 대피소 : 떠나온 이들의 주소지 327
김대성의 구원의 문(門)학에 부쳐 _ 한받(자립음악가) 332
수록글 출처 33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대피소는 사회적 구속(조건)에서 해방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다. 오늘날의 사회적 구속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 명령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생명’이 ‘생존’으로 기울어진다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닌 ‘홀로 살아남는 것’이 삶의 기본값으로 설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죽음의 도미노가 가장 먼저 무너뜨리는 것은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망이다.
― 머리말
구조 요청에 대한 긴급한 응답은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이 흩어지지 않도록 옮겨 쓰는 일을 통해 성립한다. 지금 누군가가 듣지 않으면 이 목소리와 이 이야기가 사라질 수 있다는 긴급함으로 쓰는 일, “여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일, 그렇게 곁을 지키는 일, 줄여 말해 문제를 함께 살아내는 일. 그러기 위해선 쓴다는 행위의 자의식을 내려놓고 우선 타인의 목소리가 기거할 수 있는 장소를 구축해야 한다. 이것이 르포에 ‘무엇을 쓸 것인가.’보다 ‘누구의 이야기를 들을 것인가.’라는 물음이 앞서 있는 이유다.
― 바스러져 가는 이야기를 듣는 것, 구조 요청에 응답하는 것
누구도 구하지 못했다는 무능과 함께 그 누구도 임박한 미래의 우리를 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가 모두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런데 구조 요청은 무기력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4월 16일 세월호에 타고 있던 단원고 학생들의 “여기, 사람이 있다!”는 외침은 구조 요청이 응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응답을 발명하는 일이라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들에 의해 구조 요청은 다른 문법을 가지게 되었다.
― 불구不具 의 마디, 텅 빈 장소의 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