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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61961745
· 쪽수 : 32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청춘, 낙서의 고백
청춘의 불안
나나는 진짜야/ 도서관에서 낙서하는 청춘들/ 말하는 벽-내가 너보다 커/ “힘내세요” 한마디
청춘의 우정
변신의 순간/ 가자! 보물섬으로/ 애증의 20년 지기/ 말하는 벽-나 니가 땡겨
청춘의 사랑
짝사랑-아름이와 민우 Ⅰ/ 봄, 너를 봄/ 노력하는 순정-아름이와 민우 Ⅱ/ 말하는 벽-파수꾼
청춘의 풍경
말 많은 고양이님/ 어릴 적 아파트/ 엉거주춤, 낙서 수집
청춘의 후회
너 너 너/ 그야말로 보편적인 군대 연애-아름이와 민우ⅢⅠ/ 말하는 벽-키스 금지 구역/ 완벽하게 사랑에 빠진 얼굴
청춘의 위로
언젠간 행복해지겠죠/ 세상은 항상 아름답다/ 외롭고 쓸쓸해서, 스티커/ 말하는 벽-추워요 안아주세요/ “당신이 필요해요”
청춘의 질문
홍대 앞 안철수/ 말하는 벽-바보?/ 사라질 골목 한가운데에서
청춘의 여행
그 여름의 묘지, 근사한 마음/ 말하는 벽-여유로운 삶/ 가나의 낙서들
청춘의 성장
김과장과 하늘색 풍선/ 말하는 벽-마음으로 먹는 음식/ Love Yourself/ 아버지와 우동 한 그릇
에필로그 / 나와 마티즈와 벌레
친구 p의 헌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렇게 몇 년. 송파세무서에 세 번째 폐업 신고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어둑한 길을 걸으면서 나는 ‘예술과 미학’ 시간에 내가 느낀 감정에 대해서, 무엇이 내 감정을 그렇게 폭발시켰는지에 대해서 문득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소속감의 문제였다. 내 팔을 내가 흔들어 사는 청춘을 살아가면서 나는 언제나 그것과 싸워야 했다. 돈이 잘 벌릴 때나 아닐 때나,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나는 안정적인 소속이 없다는 사실에 불안해해야 했고, 실제로도 그것은 가장 괴롭게 다가오는 점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지금 잠시 고생할 뿐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지만, 사실은 어떤 집단이든 소속이 있는 친구들을 보면 굉장히 부러웠고 한편으론 많이 아팠다. 그러니까 혼자서 멀뚱멀뚱 살아보고자, 어딘가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의 이름으로 살아보고자 결심했던 대학 4학년 시절에는, 이제 곧 ‘소속 없음’의 상태가 된다는 사실이 막연히 두려웠던 것 같다. 너무 막연해서 그 불안이 나를 얼마나 괴롭히고 있었는지 몰랐을 뿐이다. 그래서 “어찌 됐든 힘내”라고 마음을 담아 이야기해주는 교수님의 친절하고 따듯한 말이, 누군가 위로해주었으면, 알아봐주었으면 했던 그 당시의 나를 크게 자극했고, 끝내는 눈물을 터뜨렸던 것이다. 소속 없는 청춘을 선택한 사람은 언제나 힘을 내야 했다. 억지로라도 그것이 꼭 필요했다.
_54쪽, 「“힘내세요” 한마디」에서
홍대에는 특히 안철수에 관한 낙서가 많았다. 주로 상대편 후보 혹은 당시의 정치 상황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시작되는 그 낙서들은, 대부분 철수 씨의 새정치를 기대한다는 희망적인 내용으로 끝났다. 형식은 거친 구호에서 재기 발랄한 농담과 그림까지 다양했다. 가끔 그러한 낙서들 아래 “도대체 새로운 정치라는 게 뭐냐”라며 따지는 낙서들이 이어지기도 했고 “늬들은 아직 어려서 잘 모른다”라는 꼰대스러운 훈계들도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지만, 때론 울컥하여 반박하고 싶은 것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내용의 낙서든지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길 바란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일종의 건강한 풍경이었다. 다만, 밑도 끝도 없이 빨간색을 들이대는 구절들에서는 몹시 불쾌해졌다.
_223쪽, 「홍대 앞 안철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