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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후기(영조~순종)
· ISBN : 9788962912685
· 쪽수 : 376쪽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서문
제1장 『성호사설』의 편찬 배경과 목적
제2장 「천지문」의 연구 서설
제3장 「천지문」에 담긴 지리관
제4장 「만물문」에 담긴 지리관
제5장 「경사문」에 담긴 실사구시와 애민관
제6장 「천지문」·「경사문」·「인사문」에 담긴 중국관
제7장 「천지문」의 서학 이해와 대응론
제8장 『성호사설』·『동사강목』의 단군조선 인식
책속에서
정주 성리학이 줄기차게 비판해 온 인간의 기초적 본능에 대해서조차 그는 인간의 현실적 본능을 이해의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하였음이 다음과 같은 사례에서 엿보인다.
내 이미 실 한 오리 쌀 한 톨을 판출(辦出)하지 못하거니와 생활할 물질을 어디서 얻을 것인가? (중략) 구걸하면서 곤욕을 당하는 것은 경하고 생사의 관계는 중하니, 차라리 그 모욕을 무릅쓰고 중함을 구하는 것이 인간의 상정이리라. (중략) 어떤 장님 걸인이 옷은 해어졌고 배는 고프지만 집에 붙어 있을 수가 없어 남의 집 문밖에 앉아 울면서 하늘을 향해 “죽여 주기를 원합니다. 죽여 주기를 원합니다.”라고 하니, 그 뜻은 참으로 죽고 싶지만 그대로 안 되는 것이다. 지금도 내가 잊지 않고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쏟아질 정도이다.
그는 배고픈 백성들의 도적질을 이[蝨]에 비유, 이는 자신이 죽게 될 줄 알면서도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처지라고 측은한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어리석은 백성들이 도적질을 하면서까지 삶을 구하는데, 비록 부득이하여 그를 잡아 죽이게 되지만 삶을 위한 그들의 그 처절한 정만은 용서되어야 한다는 견해이다. 이러한 사고는 인간의 기초적 욕망도 도덕적 체면 못지않게 절실하게 배려되어야 한다는 실용적인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음이 엿보인다. 그의 당대 사회 현실에 대한 냉정한 비판 의식은 결국 자신의 정치 사회적인 처지를 대변하는 측면도 있다고 읽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