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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63193267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7
1장. 장풍의 시대
오늘의 현아_12
오밤중 다이버_19
전학생 미카_29
첫 보고_33
삼세판_39
작약꽃의 밤_45
2장. 현아에게 꽃을
바람의 꽃_54
새벽의 크래브 케이크_67
바람의 냄새_77
3장. 홍익인간 현아
출사표_86
도장을 깨려는 자_95
돌아오는 길_104
나도 널 알아_113
4장. 너를 기억해
집행관_124
돌아온 탕자에게_134
추억의 타임스퀘어_143
뉴욕의 현아_150
무도인의 길_161
5번가의 아침 식사_169
너를 기억해_177
5장. 바람의 현아
소환_186
밤의 해변에서_194
공조: 소녀의 도장 깨기_201
바람의 현아_211
에필로그_217
작가의 말_22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현아는 두 차례의 장풍 사건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장풍은 맛이 고약한 미역국 대문이었으리라. 유난히 텅 빈 것 같던 식탁에서 생일 미역국을 잘못 먹은 여자아이는 위험한 존재가 되었다. 상처받은 소녀에게서 돌연 괴력이 튀어나온다는 설정은 소설과 영화의 단골 소재가 아니던가.
그리고 우연한 능력은 이제 자취를 감추었으리라. 나름의 결론에 도달했는데도 현아는 속이 후련해지지 않았다. 외려 일주일 전에 먹은 미역국 맛이 혀끝에 감돌면서, 17년 인생이 평소 체감하던 것보다 더 외로웠다는 자각에 이르렀다. 지난 인생에 얼음 결정처럼 촘촘히 박혀 있는 알갱이들이, 그 차갑고 자잘한 이물질들이 오늘따라 현아를 잠 못 들게 했다.
“아무튼 장풍은…… 내 품에 쏙 들어온 꽃다발이야. 저번에도 말했잖아. 이 힘 때문에 힘이 난다고. 제이엠 오빠들 해체하고 삶의 의욕이 바닥났었는데 요즘 다시 살맛이 난다니까.”
“다시 말하지만 그 힘은 네 것이 아니야.”
“오케이, 오케이. 그 힘이 하느님, 알라, 아툼 그분들만 소유할 수 있는 힘이라고 말하려는 거지? 그런데 말이야, 신들만 가질 수 있는 힘을 내가 소유했다면 나도 신이네? 신도 별거 아니구먼.”
“강현아! 넌 지금 우연히 주운 걸 네 것이라고 우기는 어린애랑 다를 바 없어.”
“우연히 내 손에 들어온 것……. 그런 게 어디 한두 갠 줄 알아? 내가 엄마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것도, 강현아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것도 다 우연히 얻은 결과물들이야. 우연의 다른 이름은 운명이거든, 그리고 내가 쥔 우연들 중 가장 맘에 드는 게 이거야!”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해도 현아의 선택을 아마 같을 것이다. 한문 선생은 인간이 인간에게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했으니까. 하지만 한문 선생을 응징한 게 정말로 홍익인간 강현아의 일이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예나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선생은 현아의 인생까지 들쑤셔 놓았던 것이다. 예나를 찌르던 선생의 말마디에 외로웠던 여덟 살의 현아가, 열두 살의 현아가, 열다섯 살의 현아까지 움찔움찔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