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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3193496
· 쪽수 : 134쪽
책 소개
목차
‘새’ 자 붙은 건 다 싫어! 7 / 나랑은 상관없어 20 / 집도 나갈 거야 32 / 애완 곤충 45 / 동영상이 필요해 58 / 이제 어떡하지? 72 / 개똥이 필요해 79 / 지구가 멸망했으면 90 / 너도 독립해 103 / 꽉 잡아 113 / 글쓴이의 말 130
리뷰
책속에서
“왕이.”
그때 새엄마가 왕이를 발견하고 손을 번쩍 들었다.
“왕이 왜 왔어? 공부 안 해?”
왕이가 떡볶이집으로 다가갔다.
“여기서 뭐 해?”
왕이는 퉁명스럽게 물었다.
“취직했다. 일한다. 돈 벌어.”
새엄마가 가슴을 쭉 펴고 당당하게 말했다. 환하게 웃는 새엄마를 보니 왕이는 더 화가 났다.
“왜 하필 우리 학교 앞이야? 일부러 여기로 온 거지? 나를 골탕 먹이려는 거지?”
왕이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쏘아붙였다.
“나쁜 어린이요?”
새엄마가 되물었다. 발음이 아주 좋았다.
“예, 나쁜 어린이요. 그러니까 사과해야지요.”
선생님이 또박또박 대답했다.
“왕이 나쁘지 않아요. 착해요.”
새엄마 발음은 오늘따라 조금의 흠도 잡을 수 없을 만큼 완벽했다. 선생님이 놀란 눈으로 빤히 쳐다봤다. 새엄마가 그렇게 말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았다. 놀라기는 왕이도 마찬가지였다. 당당해도 너무 당당했다.
“때린 거 나빠요. 하지만 나쁜 말을 한 것도 때린 거랑 같아요. 나쁜 말 들으면 마음 아파요. 진규도 사과해야 해요. 둘 다 사과해야 해요.”
“네가 전화해 보려고? 전화해도 소용없어.”
아빠는 다 귀찮다는 듯 돌아누웠다.
“아빠 나빠요. 분식집 아줌마가 그러는데 복이 엄마가 많이 아프대요. 아빠는 그것도 모르고 병원 안 간다고 화만 냈잖아요. 같이 병원에 가 보자고 말한 적 없잖아요.”
왕이는 쏟아지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쳤다. 새엄마가 아픈데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하고 새엄마를 골탕 먹일 궁리만 했던 자신도 아빠와 똑같다고 느껴졌다.
“복이 엄마는 내 편이었어요. 선생님 앞에서도 무조건 내 편이 되어 주었다고요. 복이 엄마가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천안에 가서 말할 거예요. 같이 병원도 가고 약도 사다 줄 거라고요. 아프면 일하지 말라고도 말할 거예요.”
왕이 목에서 뜨거운 것이 울컥 넘어왔다. 아빠는 말없이 왕이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