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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3193502
· 쪽수 : 204쪽
책 소개
목차
화장실 귀신
쉿! 입 다물어
긴급회의
뭐에 홀린 것처럼
라면 국물 사건
후보 사퇴
네가 책임져
남자 화장실에서
특정기사
소문과 근거
숨어 있는 비밀
헷갈리는 진짜와 가짜
비겁하고 싶지 않아
찾았다, 범인
다시, 전교 회장 선거
글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소문은 공기처럼 퍼져 나갔다. 누구 입에서 제일 먼저 나온 말인지 알 수 없지만 소문은 소리 없이, 보이는 것도 없이 퍼져 나가는 강력한 힘이 있었다.
“여진이 너 어떻게 할 거야?”
오늘 아침에 동호가 물었다. 나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안 할 거야. 찜찜해.”
동호는 내 대답을 듣지 않고 잘라 말했다. 나도 찜찜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소문을 듣고 찜찜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다.
“나는 전교 회장 후보 안 할 거야. 너희가 좀 도와줘.”
“그 소문이 진짜일까?”
미지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은 채 또 물었다. 소문이 진짜인지 아닌지 모른다. 모두들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소문을 들은 거다. 누군가 3층 화장실 맨 끝, 두 번째 칸에서 새어 나온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 아이가 소문을 낸 아이일 텐데, 그게 누군지 모른다. 당연히 두 번째 칸에 누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3층이면 6학년 화장실이다. 하지만 화장실이라는 말만 나돌 뿐 여자 화장실인지 남자 화장실인지 그것 또한 확실하지 않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날 비가 무지하게 쏟아졌다고 했다.
‘전교 회장이 되는 사람은 큰일 난다.’
‘전교 회장이 되면 큰일 난다,
이 말을 소문내는 사람도 큰일을 피하지 못한다.’
머릿속에 떠올리기만 해도 끔찍한 소문이다.
“동호 쟤 표정이 왜 저러지? 어쩐지 불안해.”
희찬이가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희찬이의 예감은 적중했다. 희찬이의 공약 발표로 한층 좋아진 분위기에 동호가 찬물을 끼얹었다. 그냥 찬물이 아니라 얼음물이었다. 얼음도 작은 얼음이 아니라 북극곰이 타고 다닐 정도로 크고 두꺼운 얼음이었다.
“저도 전교 회장 후보를 사퇴하겠습니다. 귀신이니 화장실의 저주니 그런 말을 듣고는 도저히 후보를 계속할 수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게 어디 있나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15분 축구 사건으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무서워서 후보 못하겠습니다. 저는 사퇴할 겁니다.”
동호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학교에 울려 퍼지자 학교는 시끄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