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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문화/역사기행 > 한국 문화/역사기행
· ISBN : 9788963272573
· 쪽수 : 352쪽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첫 번째 시선 당혹스러운 근대 문화유산 거리
낯선 근대 문화유산 거리를 걷다 / 강석훈
두 번째 시선 다중 인격 :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일본의 사과를 받고 싶다면 동국사로 / 심효윤
- 일제의 사찰 금강사에서 한국의 사찰 동국사까지
조금은 특별한 적산 가옥 / 이동원
- 동상이몽, 이영춘과 구마모토
빵보다 중요한 이성당 이야기 / 구단비
- 매스컴에 가려진 이성당, 그리고 이즈모야
세 번째 시선 시선 결핍 : 다양한 눈으로 바라보기
히로쓰 가옥엔 히로쓰가 없다 / 강석훈
- 비교의 눈으로 이해하기
차(茶)와 사람이 만나는 곳, 사가와 가옥 / 강석훈
- 소통의 눈으로 바라보기
할아버지의 집 사랑, 구 미곡창고주식회사 사택 / 강석훈
- 생활의 눈으로 지켜주기
네 번째 시선 기억 상실 : 잊지 않고 남기기
기억 속에 머무는 유곽(遊廓) / 최미진
- 1905년 군산, 호남 최대의 유곽 지역
기억 속에서 사라질 이름, 해망 / 노현식
- 2013년 군산, 당동네 철거 지역
에필로그 일제(日帝), 그리고 일제(日製)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초등학교 시절, 조선총독부는 신기한 별세상이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우아’하고 입이 벌어지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건물이 장관이었다. 당시 서울에는 그만한 높이의 건물이 흔치 않았다. 고급스러운 대리석 계단과 기둥, 호화로운 갖가지 양식이 어우러져 있어 마치 서양 어느 나라의 궁전에 도착한 것 같은 착각마저 일으켰다.
그 안에는 수천 년 동안 전해져 내려온 우리나라의 갖가지 보물들이 한데 모여 있었다. 층층마다 시대별로 문화유산을 잘 정리해 두어 역사공부를 하기에도 제격이었다. 전국에 있는 학생들이 현장학습으로 이곳을 찾았다. 나 역시 학급 친구들과 함께 와서 살펴본 내용을 공책에 적고 서로 돌려 보던 기억이 난다. 그때까지 사람들은 이곳을 조선총독부라 부르지 않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이라 불렀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이곳을 폭파해 없앤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유는 일제의 잔재가 경복궁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1995년 광복절, 전 국민이 텔레비전 생중계를 통해 건물 폭파 현장을 지켜봤다. 소소한 추억이 깃들어 있던 공간이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때 나는 이곳이 일제가 만든 옛 조선총독부 건물인 사실을 알았다. ‘일제잔재청산운동’이 전국으로 번지면서 수많은 일제 건물들이 사라졌다.
그로부터 10년 후,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침탈당한 역사도 우리 역사다’라는 여론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학자와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일제가 남긴 유물과 유적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졌다.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일제 잔재에 대한 보존에 나섰다. 버려져 있다시피 했던 일제의 잔재는 문화재로 등록되었고, 이때부터 우리는 이것을 근대문화유산이라 불렀다.
2011년 겨울, 매스컴을 통해 군산에 일제의 잔해가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지금 그 잔해를 수습하여 ‘일제문화거리’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소식도 함께 접했다. 2012년 봄, 처음으로 군산에 갔고, ‘군산의 일제’에 대한 답사기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중략)
수많은 논의와 수정 작업 끝에, 우리는 네 가지 시선으로 이 질문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글은 일제에 대해 무조건적인 분노의 시선에서 한 발자국 비켜나 바라본 이야기이다. 남긴 것을 쓰다가 돌연 부수고, 부수었던 것을 새로이 짓는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본 우리들의 메시지를 이 책에 담고자 노력했다. (중략)
- 머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