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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65461197
· 쪽수 : 128쪽
책 소개
목차
비밀 일기 클럽 결성
한나의 일기
레오의 일기
막달레나의 고민
흔한 말다툼
크리시의 일기
소피의 일기
돌담 아래 숨겨진 일기
한 여자아이의 고백
요의 일기
새로운 만남
스쿨 프로젝트 대공개
리뷰
책속에서
어느 날 선생님이 쉬는 시간에 나한테 말을 걸어왔다.
“네 햄 넣은 빵이랑, 내 잡곡 빵이랑 바꾸어 먹을까?”
“예, 물론이죠.”
나는 서둘러 대답했다. 속에 아무것도 들지 않은 잡곡 빵이라니, 그건 내가 정말 싫어하는 빵인데도 말이다.
선생님은 내 대답을 듣고도 자꾸 물어보았다.
“너, 확실해? 후회 안 해?”
나는 선생님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머뭇거렸다. 그러곤 될 수 있는 한 아무렇지 않은 척 애를 쓰며 말했다.
“저는 둘 다 특별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사실 저는 케이크가 더 좋아요.”
“좋아, 그렇다면 우리 피아한테 물어볼까? 혹시 케이크랑 바꾸어 줄 수 있는지. 걔는 항상 케 이크만 싸 오잖아.”
뭐라고 말할 틈도 주지 않고 선생님은 피아를 불렀다. 피아는 선뜻 자기 케이크랑 내 햄 빵이랑 바꾸어 주었다.
“피아 역시 싫다고 말할 용기를 못 내는구나. 우연히 알게 된 건데, 피아는 햄이 들어간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나는 마음이 상해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은 어떻게 제가 누구한테나 맞추려 한다고 생각하게 되셨죠?”
“그냥 그런 것 같다고 추측했을 뿐이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선생님이 또다시 내 곁으로 왔다. 우리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않고 그냥 나란히 걸었다. 그러다 선생님이 뭔가 생각난 듯 말씀하기 시작했다.
“내가 하는 말을 머릿속에 잘 그려 봐. 어느 날 파랑이가 너한테 와서 네가 파랑이였으면 좋 겠다고 했어. 그래서 너는 파랑이가 되었고, 그 파랑이는 만족스러워했지. 그런데 또 어느 날 은 초록이가 와서 자기는 파랑은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러네? 그럼 너는 어떻게 할 까? 그럼 초록이로 변할까? 그렇게 하면 다시 파랑이의 마음이 상할 수도 있는데 말이야.
이 말은 네가 앞으로 계속 아주 빠르게 색깔을 바꾸어야 한다는 걸 뜻하기도 해. 그런데 사실 너는 원래 주황이었던 거야. 파랑이나 초록이가 아닌 주황이로 존재한다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야. 이 세상에는 주황이들도 많고, 주황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으니까. 주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다른 색이랑 사귀고 친구해야지, 뭐. 하지만 너는 네가 주황이라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해. 너 자신의 모습으로 있을 수 있는 용기를 가져.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거야.”
네가 생각하는 것이 바로 너야. 너 자신일 때 너는 환하게 빛이 난단다. 네가 빛이 나면, 사람들이 저절로 너에게로 모이게 되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