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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세계일주여행 > 세계일주여행 가이드북
· ISBN : 9788970594545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컨티키 버스에 오르기 전에
1 컨티키 완전정복
컨티키를 만나다
컨티키 여행의 시작
이것이 컨티키다!
컨티키 여행의 장·단점
인기 여행지 및 지역별 추천 옵션
여행 경비 산출
컨티키와 더욱 친해지기
- Q & A / 나라별 맛보기 에피소드 / 컨티키로 트윗하자
2 컨티키 여행 스타트!
컨티키 예약 및 준비절차
여행 준비물
컨티키 필수 영어회화
3 도전! 컨티키 체험(Think Single, Drink Double, See Triple!)
내 삶의 터닝포인트, 컨티키 여행
유럽 최고의 문화 도시 런던에서 즐기는 컨티키 애피타이저
세계 각국의 50명과 함께 출발한 컨티키 여행
도버에서 페리를 타고 첫 번째 여정지 파리에 오다
낮에는 고상한 와인, 밤에는 광란의 맥주
아름다운 프랑스 전원마을의 피크닉
바르셀로나의 마추피추 마마와 스트리트 아티스트
누드비치 니스 해변과 네리사와의 첫 만남
냉정과 열정 사이의 로미오와 줄리엣
로마에 왔노라 보았노라 탔노라! 불Bull의 영웅이 되다
베네치아 가면무도회
빈에서 자전거 타고 야외 음악회 가기
뮌헨 바바리안 비어홀에서 맥주 원샷
오스트리아 육해공 체험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에서는 나도 여자랍니다
네덜란드 나막신은 신기 전에 입으로 분다
굿바이, 마이 프렌즈
컨티키 그 후, 아름다운 여행 후유증과 나의 월드 프렌즈
추천 웹사이트
컨티키 버스를 내리며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떤 이상한 녀석들과 같은 패키지일지 미리 알 수 있는 여행상품은 거의 없다. 컨티키 여행의 독보적인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친구 사귀기를 좀 더 원활히 할 수 있다는 것, 즉 앞으로 만날 친구들을 미리 예습(?)하는 절차를 거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소셜미디어 페이스북Facebook이 필요하다. 적극적으로 외국 친구들을 사귀고 나중까지 꾸준히 연락하고 싶다면 가장 손쉽고 유용한 루트가 된다.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은 한국어 지원도 되지만 되도록 영문으로 이용해 보자. 영문 이름으로 가입하고, 컨티키 여행에 가서도 같은 이름을 사용하도록 한다. 그리고 좋은 첫인상을 줄 수 있는 사진과 간단한 영문 프로필, 싸이나 블로그를 하듯이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사진을 몇 장 올려놓고 컨티키 여행 폴더도 미리 만들어 두자. 이것으로 일단 친구를 사귀기 위한 사전작업은 갖춰진 것이다. 아래에 보다시피 컨티키 여행을 떠나기 전 내 페이스북은 이렇게 썰렁했다. 하지만 여행 후 이 페이스북이 과연 어떻게 변했을지 기대하시라.
나도 처음에는 랜디, 재키, 에릭, 스탁턴 등 멋진 이름을 지을까 하다가 중학교 때부터 내 별명이었던 '렁Rung'이란 이름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그 누구와도 이름이 겹치지 않을 것 같고, 나름 독특하고, 발음하기 편해 좋을 것 같았다. 두 사람은 호주에서 왔으며, 엔지니어 직업을 가진 직장인들이었다. 노란 머리 친구는 샤인이었고, 브루스 윌리스를 닮은 인상 좋은 친구는 존이었다. 이름 외우기도 편했다. 머리가 노랗게 빛나는 친구가 샤인. 좋은 인상이 존. 이날의 얌전한 모습으로는 훗날 이들이 얼마나 개구쟁이가 될지 도저히 예측을 할 수 없었다.
그들과 얘기하면서 피부에 닿게 느낀 점은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의 영어와 외국에서 만난 외국인의 영어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비유할 수 있겠다. 유명 축구 선수가 어린이 축구 교실을 열어서 보여 주는 축구 기술과 선수들끼리 있을 때 쓰는 축구 기술의 차이? 더 쉽게 설명하자면 일부러 더 정확한 문장으로 알아듣기 쉽게 천천히 말해 주는 영어 강사의 영어는 동물원이고, 이곳 영어는 인정사정 없는 세렝게티 초원이다. 속도가 빠르고 이상한 억양과 거침없는 속어들이 뛰노는 초원의 영어 대화에서 나는 얼룩말이 되어 잡아먹히고 있었다.
하지만 겁먹지 않아도 된다. 나도 이번 여행에서 느낀 것이지만, 사자들은 얼룩말이 영어를 얼마나 잘하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얼룩말이 어떤 내용을 말하려는지 듣고 싶어 할 뿐이다. 그러니 자신감을 가지고 대화 내용에 초점을 맞춰서 말해 보자. 주눅들 필요 없다.
존 : 헤이! 여러분 주목! 조용조용! 10유로 지폐를 동전으로 바꿔 줄 수 있는 사람?
렁이 지금 동전이 필요해!
그러자 다들 "여기 있어", "얼마 필요해?", "렁! 이리 와봐" 등 도와주겠다는 친구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루시가 10유로 지폐를 동전으로 바꿔 주었다. 얼른 케인이 기다리고 있는 세탁기 앞으로 가서 동전을 건네주었더니 케인은 코인을 넣고 세탁기를 돌려 주었다. 그러고 나서 "오케이?"라고 말하며 또다시 맨발로 성큼성큼 방으로 돌아갔다.
세탁실 문을 닫고 나오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한국에서는 눈 감고도 세탁기를 돌리고 손빨래도 하는데 여기선 세탁기 하나 못 돌리는 내가 너무 바보 같아서 흘린 눈물, 평소에 그렇게 냉소적인 케인이 나를 위해 직접 세탁기까지 돌려 준 것이 감동적이어서 울컥한 눈물, 지폐 하나 제대로 바꾸지 못하는 나를 도와준 친구들이 너무 고마워서 샘솟은 눈물. 이런 복합적이고 사소한 만감에 나는 울어 버렸다. 여행 와서 이런 일로 눈물을 흘리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남은 동전으로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하나 뽑아서 케인에게 갖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