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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국내 여행에세이
· ISBN : 9788970596051
· 쪽수 : 384쪽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여행, 때로는 조용히 홀로 떠나는 시간
강원 삼척시 원덕읍 해신당
_내 안의 나를 다독이며
[photo essay] 소망을 널다
충북 충주시 월악산 미륵사지
_미륵의 시선으로 굽어보는 산하
전남 신안군 증도면 태평염전
_처연한 노을 속에 흐르는 짭조름한 눈물
[photo essay] 염전 위로 뜨는 태양
강원 영월군 법흥사 적멸보궁
_적멸의 공간에서 비움의 욕심마저 지워버린다
전남 해남군 송지면 미황사
_땅끝 절에서 얻은 조용한 위로
[photo essay] 동백, 붉다
충남 공주시 계룡산 갑사
_시나브로, 갑사로 이르는 길
강원 인제군 북면 백담사
_내려갈 때 보았지만 올라갈 때 못 본 것들
맛, 달콤 쌉싸름한 여행의 즐거움
전남 신안군 임자도 민어
_복사꽃 살점, 그 황홀한 미각 민어
[photo essay] 새우젓 행렬
경북 문경시 호산춘 술도가
_찬바람이 불수록 진해지는 술향
경남 하동군 차밭과 황어?참게?재첩
_신록의 푸르름보다 찬란한 섬진강의 봄맛
[photo essay] 보리 물결
전남 순천시 조계산 굴목이재 보리밥
_가을이 내려앉은 낙엽길을 밟으며 맛보는 보리밥
경북 울진군 근남면 송이버섯
_가을 산의 보물, 산신이 빚은 별미 송이버섯
전남 신안군 흑산도 홍어
_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 왜?
[photo essay] 사리 앞바다의 아늑한 풍경
울산 장생포 고래고기와 반구대
_장생포 바닷바람을 맞으며 맛보는 고래고기 한 점
풍경, 아련하게 남은 사진 한 장
경북 경주시 남산 칠불암-용장사지 구간
_걸음걸음, 천년 신라의 미소를 품는다
전남 영암군 월출산 미왕재
_월출산 억새밭에서 바라본 미왕재의 화려한 가을
[photo essay] 억새는 바람을 그리는 붓
충북 괴산군 도명산과 화양구곡
_휘파람을 불며 만끽하는 푸르름의 절정
제주 우도
_그 섬에는 봄이 벌써 한가득
[photo essay] 해녀의 섬
경기 연천군 한탄강 주상절리
_현무암의 땅을 흐르는 한탄강 물줄기
경남 창녕군 유어면 우포
_끈적거리는 생명이 녹아 있는 늪
[photo essay] 극락세계로 향하는 상상의 배
제주 한라산 사라오름
_구름마저 녹아버린 순정의 산정호수
이야기,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경남 거제시 일운면 공곶이
_50년 세월이 피운 수선화의 낙원
경북 의성군 의성읍 성냥공장
_마지막 성냥공장, 불꽃 하나의 소중함을 피운다
[photo essay] 성냥의 추억
경북 안동시 청량산 두들마을
_청량산이 품은, 공기 좋고 살기 좋은 마을
전남 신안군 증도면 병풍도
_섬과 섬을 잇는 노둣길, 희망을 잇는 노둣길
[photo essay] 그리움과 그리움을 잇는 길
경북 봉화군 춘양읍 와선정
_370년 동안 이어온 선비들의 이야기
대전 대덕구 계족산 황톳길
_맨발의 행복, 맨발로 걸으며 느끼는 자유
[photo essay] 누드의 발바닥
경북 경주민속공예촌 신라요
_맨 얼굴의 그릇, 신라 토기를 만드는 사람들
발자국, 내가 지나온 순간에 대한 기억
충남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
_천리 만리를 잇는 눈 덮인 숲길과 겨울 바다
경북 청도군 운문면 운문사
_운문사 새벽예불 목탁소리에 빠져들다
[photo essay] 빨랫줄에 널린 청도의 가을 빛깔
제주 한라산 사려니숲길과 물찻오름
_사려니오름으로 이르는 동그란 숲길
경북 예천군 용문사와 초간정 금당실마을
_뜻하지 않은 보물을 발견하는 여행
제주 한라산 돈내코
_한라산을 오르는 또 다른 길
[photo essay] 설화
경북 청송군 얼음골 빙벽
_수직의 빙벽엔 깨지는 얼음만큼 짜릿한 스릴
전북 무주군 덕유산 눈꽃
_사진 한 장에 담을 수 없는 찬란한 설국
[photo essay] 순백의 조화
저자소개
책속에서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지난날의 회한을 털어내고 내 안의 나를 다독이며, 일 년 중 가장 진지해지는 시기다. 겨울 바다로 마음이 절로 향하는 이유다. 넘실대는 파도는 맺힌 응어리를 훌훌 털고 가라고 가슴을 두들기듯 몰아쳐온다. 바다는 하늘빛 진하게 고아낸 물색, 그것만으로도 마음 속 설움과 분노 따위를 하찮게 만들어 버린다.
- 강원 삼척시 원덕읍 해신당
산중의 겨울이라 날이 차갑다. 이른 아침 숙소를 나왔다. 꾸물꾸물한 하늘이 많이도 내려앉았다. '꼴두 국수'로 유명한 영월 주천의 신일식당에서 아침을 때웠다. 주인 어르신이 날이 추워졌다고 툴툴대다 안주인에게서 춥다고만 하지 말고 옷을 든든히 입으란 지청구를 듣는다. 머쓱해진 주인 어르신은 애꿎은 난로만 매만지다가 밖으로 나갔다. 금세 다시 돌아온 어르신은 함박 웃으며 눈이 내린다고 하신다. 주방에 계시던 안주인이 "눈이 올 때도 됐지. 소설 지난 게 얼만데" 하며 추임새를 넣는데 그 목소리가 밝다. 주천에서도 이번이 첫눈이란다. 모처럼 많은 손님을 맞을 주말이라 눈이 오면 걱정이 될 만 한데도 노부부는 그냥 눈 오는 것이 반가울 뿐이다.
- 강원 영월군 법흥사 적멸보궁
허옇게 샌 늙은 머리카락 같은 억새. 단풍이 가을을 대표하는 색이라 하지만 깊어 가는 가을을 제대로 표현하는 데는 억새가 제격이다. 단풍의 현란함은 지나는 시간에 대한 거부의 몸짓에 가깝다. 그러나 억새의 수더분한 색은 순응하며 준비하는 차분함으로 감겨 온다. 가을에 피어나는
하얀 솜털 같은 억새꽃은 바람을 그리는 붓이면서 태양빛을 담아내는 팔레트다. 청명한 가을 햇살을 눈부신 은빛으로 부숴내고, 어둠이 틈입해 오는 해돋이 땐 황금빛으로 맞는다. 스러져가는 태양이 노을을 퍼뜨릴 때, 억새는 진한 구릿빛으로 장엄한 일몰의 종지부를 찍는다. .
- 전남 영암군 월출산 미왕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