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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0635934
· 쪽수 : 176쪽
목차
항아리
작가의 말
항아리
비익조
밀물과 썰물
선인장 이야기
손거울
물과 불
상사화
섬진강
어린 왕벚나무
동고동락
네가 있어야 내가 있다
두 그루의 오동나무
인면조
족제비 탑
가을 파리의 슬픔
어느 손 이야기
한 알의 밀
잉어
탁목조
소나무와 사과나무의 대화
연필로 눌러쓴 그림일기 같은 동화-정채봉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월은 깊어갔다. 어린 왕벚나무는 곧 연분홍 꽃을 피웠다. 꽃을 피운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자신의 몸속에 그렇게 아름다운 꽃이 숨어 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형과 아버지가 꽃을 피우는 것을 보고 언젠가는 자기도 꽃을 피울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한 일이었다. - <항아리>본문 74쪽에서
우리는 누가 그렇게 하자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서울역 푸른 돔 위에서 자연스럽게 같이 살게 되었다. 누가 사랑한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잿빛 비둘기가 서울역으로 이사한 것은 이 잿빛 비둘기를 만나기 위한 것이었다.
하루하루 모든 게 새롭게 느껴졌다. 아침마다 햇살은 더욱 눈부시고 따스했으며, 서울역은 더욱 아름다웠다. 건너편 대우빌딩도 남산타워도 더욱더 아름답게 보였다. 한강철교나 63빌딩, 멀리 행주산성이나 북한산까지 함께 날아다니다 돌아온 날이면 그의 팔다리를 정성껏 주물러주었다. 잿빛 비둘기를 위하여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하고 골몰히 생각하는 일만큼 기쁜 일은 없었다. - <연인> 본문 134쪽에서
나는 십여 년 동안 방학 때를 제외하고 아침저녁으로 소녀를 태우고 강을 건넜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타면 그렇지 않은데 웬일인지 그 소녀만 타면 내 가슴은 두근거렸습니다. 어디 몸이 아파 결석이라도 하는지 어쩌다가 소녀가 보이지 않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물결에 거칠게 출렁대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모닥불> 본문 18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