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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70636207
· 쪽수 : 212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너희들이 어렸을 때, 난 성탄이 되면 왠지 너희에게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곤 했었단다. 이를테면 만화 <탱탱> 같은 것 말이야. 나중에 그 책에 대해서 너희들과 얘기를 나눌 수도 있었겠지. 아빠는 <탱탱>을 속속들이 다 꿰고 있단다. 앨범이 나오는 족족 다 읽었거든. 그것도 여러 번이나 말이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너희들에게 책을 선물하진 않았지.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 너희들은 글을 읽을 줄 몰랐거든. 그리고 앞으로도 영영 글을 읽을 수 없겠지. 그러니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너희들이 받을 성탄선물은 오직 장난감 나무토막이나 장난감 자동차일 뿐…… - 본문 중에서
이제 마튜는 멀리로 던진 공을 찾으러 떠나고 없어. 더 이상 우리가 마튜를 도와 공을 찾아줄 수 없는 그런 곳으로 가버렸지. 그리고 아직 이 세상에 남아 있는 토마는 점점 더 멍하니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구나. 그런 지금, 그래도 아빠는 너희들에게 책 한 권을 선물하려 한단다. 내 아들들을 위해 아빠가 쓰는 책이야. 우리 모두가 너희들을 기억하기 위해서 쓰는 책이요, 너희들이 그저 장애인증명서에 붙여진 사진으로만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 쓰는 책이란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하지 못한 말들을 적는 그런 책…… 아마도 후회겠지. 그래, 난 좋은 아빠가 아니었어. 너희들을 참아낼 수 없었던 적이 많았단다. 사랑하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그런 아이들이었거든. 너희들을 키우기 위해서는 천사의 마음, 천사의 인내가 필요했지. 하지만 아니? 아빠는 천사가 아니란다. - 본문 8쪽 중에서
아빠 어디 가?
고속도로를 타러 간단다. 역방향으로 말이야.
알라스카로 가지. 가서 백곰을 쓰다듬어주자꾸나. 그리고 백곰한테 잡아먹히는 거야.
버섯을 따러 간단다. 독버섯을 따서, 그것으로 맛있는 오믈렛을 해먹자꾸나.
수영장에 가자. 가서 제일 높은 다이빙대에서 뛰어내리자. 물 한 방울 없는 풀장으로 말이야.
바다에 간단다. 몽셍미셸에 가지. 가서 움직이는 모래 위를 걸어다니자꾸나. 그러다 그 모래 속에 둘 다 빠져, 지옥으로 떨어지는 거야.
태연하기만 한 토마는 계속해서 묻는다.
"아빠, 어디 가?"
아마도 이번에는 신기록을 세울 것만 같다. 백 번쯤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들으니 슬슬 재미있어진다. 토마와 있으면 지겨울 일이 없다. 토마는 러닝 개그의 대마왕이다. - 본문 12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