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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70638096
· 쪽수 : 364쪽
책 소개
목차
플루이네크 9
뷔브리 47
세글리앵 58
트레다르제크 66
궤른 89
뷔브리 107
로크미네 119
오레 135
퐁티비 150
엔봉 163
로리앙 175
플뢰뫼르 189
포르루이 199
플루이네크 223
반 236
렌 248
플루이네크 350
역자 후기 359
리뷰
책속에서
“아, 그거 꺾으면 안 돼요, 엘렌, 그건 천둥꽃이란다. 가만 있자, 이제부터 너를 천둥꽃이라 불러야겠다! 그쪽 줄기도 잡아당기면 안 돼, 그건 독사꽃 줄기야. 그걸 따서 꽃다발을 만 든 어떤 여자가 독을 품게 되고, 혀가 두 쪽으로 갈라졌다는 얘기가 있단다. 이제 일곱 살이니, 너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지? 이쪽 밭으로는 종아리 내놓고 뛰어다니지 말아라, 개 양귀비 이파리가 피를 빨아먹어요. 저쪽으로도 걸어 다니면 안 돼. 쇠똥꽃 때문에 나막신이 엉망진창 될 거다! 그 반들거리는 검은 알갱이들 입에 가져가면 안 된다, 벨라도나 열매엔 무서운 독이 있어요. 오, 세상에 둘도 없는 우리 딸……! 근데 저기 들판 너머 다가오는 사람은 누구지? 모르는 사람인 걸. 그 뒤쪽으로 저건 또 뭐야? 땅딸막한 사람 옆에 바퀴들이 공중에서 헛돌고 있네…… 설마 앙쿠(브르타뉴 지방 전설에 등장 하는 죽음의 화신-역주)의 수레는 아니겠지? 천둥꽃아, 빨리 뛰 어가서 바늘 두 개만 가져오너라, 어서!”
“앙쿠는 왜 사람들을 죽게 하나요?”
“왜냐고……? ‘끼익, 끼익’거리면서 앙쿠의 수레가 구르는 데엔 이유가 필요 없단다. 그는 사람이 사는 곳을 그냥 지나쳐 가거나, 불쑥 들이닥치지. 누구와도 티격태격하지 않아. 낫으로 후딱 쓸어버리면 그만이니까. 이 집에서 저 집으로, 그게 바로 ‘죽음의 일꾼’인 그의 천직이지.”
“대모님이 안 계시는 동안 제가 쿠키를 하나 만들어봤어요. 그리고 주임신부님이 좀 보자고 하셨어요.”
“우선 네가 만든 특별 요리부터 맛 좀 볼까…….”
조카는 이모에게, 쿠키가 뜨거우니 호호 불라고 조언한다.
“신부님이 제 생일날 돈을 주신 덕분에 재료를 사서 만든 거예요. 설탕에 절인 안젤리카를 속에다 넣었죠.”
“자상도 하셔라.”
엘렌 리스쿠에는 캐러멜 빛깔 감도는 동그스름한 쿠키 하나를 살짝 물더니, 입안에 넣고 오물오물 씹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음 순간, 얼굴이 붉어지고 입의 점막이 바짝 마르는 가 싶더니, 극심한 갈증에 휩싸인다.
“물, 물 좀……!”
근육에 힘이 빠지고 머리가 핑 돈다. 마침내 다리가 풀리면서 그녀는 더 이상 서 있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