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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국내 여행에세이
· ISBN : 9788970651576
· 쪽수 : 252쪽
책 소개
목차
발문_그리하여 아름다운 섬들의 풍경/ 박남준(시인)
저자 서문_섬으로 가는 마지막 세대
제1부 바람이 불어오는 곳
1. 숲은 바람 속에서 깊어진다·거제 지심도
2. 죽음 곁에서도 삶은 따스하다·통영 욕지도
3. 성도 이름도 없이 ‘아무것이네’ 하고·통영 연화도
4. 미륵 섬으로 가는 길·통영 우도ㆍ두미도
5. 자기 땅에 세 들어 사는 섬·통영 매물도ㆍ소매물도
제2부 가시나무도 제 가시를 숨기지 못하고
6. 한국의 이스터 섬·완도 여서도
7. 사람은 빛으로부터 왔다·완도 덕우도
8. 겨울 산이 가장 깊다·옹진 자월도
9. 해적 섬·옹진 대이작도ㆍ소이작도
10. 못 살아, 모래하고 밥 말아 먹고 못 살아·신안 임자도
11. 날 사랑 한다고 말해요·군산 어청도ㆍ연도
제3부 돌과 바람의 나라
12. 바람의 통로·제주 가파도
13. 생사 불이의 법당·제주 마라도
14. 바다는 이 행성의 피다!·제주 추자도
15. 포로수용소의 추억·통영 추봉도
16. 삶은 사소함으로 가득하다·통영 비진도
제4부 달이 차고 기우는 그곳
17. 우리는 모두가 슬픔의 후예다·강화 볼음도ㆍ아차도ㆍ주문도ㆍ말도
18. 관음보살을 친견하다·강화 석모도
19. 괴뢰 섬을 아시나요?·강화 미법도ㆍ서검도
20. 영국군 수병 묘지에서 쓰는 편지·여수 거문도
21. 외연도 사랑나무 아래서·대천 외연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람이 섬에 와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풍경일까. 휴식일까. 싱싱한 해산물들일까. 얻을 수 있다면 무엇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하지만 이들은 섬에 오는 누구나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이지 오롯한 자신의 것은 아니다.
누구도 얻지 못하고 나만이 온전하게 얻어갈 수 있는 것은 오직 ‘한 생각’뿐이다. 새로운 ‘한 생각’을 얻는 일이야말로 오랫동안 나를 괴롭히던 ‘한 생각’을 떨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섬에서는 걷기가 그것을 가능케 한다. 자동차의 방해 없이 걸음에 몸을 맞기고 온전히 걸을 때 생각은 자유를 얻는다. 애쓰지 않아도 자연히 한 생각이 오고 한 생각이 간다. - '3. 성도 이름도 없이 ‘아무것이네’ 하고' 중에서
굴은 달이 차고 기우는데 따라 여물기도 하고 야위기도 한다. 섬사람들도 굴처럼 살이 올랐다 야위었다 한다. 섬사람들은 달의 자손이다. 달이 바닷물을 밀었다 당겼다 하며 바다 것들을 키우면 사람들은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고, 소라고둥과 굴들을 얻어다 살아간다. - '8. 겨울 산이 가장 깊다' 중에서
가파도 하동포구 바다와 정면으로 마주선 집들의 돌담은 튼튼해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허술하기 그지없다. 돌담은 구멍까지 뚫려 있다. 어떻게 저 혼자 있기도 위태로워 보이는 돌담이 거친 해풍을 막아내며 무너지지 않고 서 있는 것일까? 어쩌면 저 숭숭 뚫린 구멍 덕에 돌담은 오랜 세월 바람을 막아낸 것은 아닐까. 돌담은 저 구멍으로 바람을 분산 통과시키며 바람으로부터 섬의 안전을 지켜온 것이다. 돌담은 바람의 방어막이 아니라 바람의 통로다. 섬사람들은 바람을 거스르고는 살 수 없어 바람이 지나갈 샛길 길을 만들어 주고 바람과 함께 살아간다. - '12. 바람의 통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