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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고전 > 우리나라 옛글 > 산문
· ISBN : 9788970656052
· 쪽수 : 348쪽
책 소개
책속에서
부휴자가 말하였다.
신하에는 다섯 종류가 있다. 멀리서 보면 엄숙하고 가까이하면 따스하며, 의표(儀表)가 조정에 드러나되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듯하면서도 절로 다스려지도록 하는 사람이 사신(師臣), 곧 스승으로서의 신하이다.
지혜가 샘물처럼 흘러나오고 계책이 소나기처럼 쏟아지며 기이한 꾀를 내어 임기응변을 하면서 곁에서 보필하는 사람이 우신(友臣), 곧 벗으로서의 신하다.
명분과 행실을 갈고 닦아 아침저녁 몸소 다니며 잘못을 바로 잡아 임금을 도에 이르게 하는 사람이 빈신(賓臣), 곧 손님으로서의 신하다.
법에 따라 처신하며 청렴하게 직분에 임하고 나라의 법률을 조심스럽게 지켜나가되 권세 있는 자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이신(吏臣), 곧 관리로서의 신하다.
한 번 부르면 바로 대답하고 두 번 부르면 모든 것을 찬동하여 임금의 얼굴빛을 보고 이를 따라 어김이 없는 사람이 복신(僕臣), 곧 하인으로서의 신하다.
덕으로 천하를 가지고자 하는 임금은 사신(師臣)의 보좌를 받고, 힘으로 천하를 얻고자 하는 임금은 우신(友臣)의 보좌를 받으며, 간언 해주기를 좋아하는 임금은 빈신(賓臣)의 보좌를 받고, 법을 지키고자 하는 임금은 이신(吏臣)의 보좌를 받으면 된다.
또 나라를 망칠 임금은 복신(僕臣)의 보좌를 받는다. 속담에 산이 높으면 숲이 무성하고, 못이 깊으면 물고기가 크며, 임금이 어질면 신하가 현명하다 고 하였다.
임금의 덕이 크고 작음에 따라 정치의 효과는 같지 않은 법이요, 맡긴 임무가 크고 작음에 따라 이루어질 일도 또한 차이가 난다. 이로 보건대, 임금된 사람은 마땅히 어떤 신하를 쫓아야 할지 선택해야 할 것이다. - 본문 61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