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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70754178
· 쪽수 : 187쪽
책 소개
목차
[ 2008 신춘문예 당선 시 ]
문정 / 문화일보
당선작 - 하모니카 부는 오빠
신작시 - 마고할아버지 l 은행나무 골목 l 나비의 꿈 l 도미, 아줌마 l 메추리알
당선소감 - 몇 년 동안 안고 산 시의 그늘 걷혀
심사평 - 고통을 긍정으로 극복하는 힘 돋보여
박미산 / 세계일보
당선작 - 너와집
신작시 - 문둥이가 사는 마을, 이랑진 무덤들 사이에도 l 까맣게 익어가는 진가의 돌멩이 l 열꽃의 계절 l 지나가는 봄 l 주역
당선소감 - 살냄새 나는 시를 쓰고 싶다
심사평 - 신선하고 맛깔스럽게 쓴 아주 따뜻한 시
방수진 / 중앙일보
당선작 - 창고大개방
신작시 - 낙엽을 버티는 힘 l 마지막 12분간의 대화 l 포도알 기록서 l 허바허바 사진관의 이력서 l 부드러운 통로
당선소감 - 곪아 터져가는 모든 것을 가슴에 품겠다
심사평 - 시적 대상을 장악하는 힘 뛰어나
유희경 / 조선일보
당선작 - 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생각한다
신작시 - 아침인사 l 우연히 발견된 웅덩이 l 흙잠 l 거대한 남자의 하루 l 소년 이반 l 미치광이들의 참치 파티
당선소감 - 지금 내 온도가 낯설다
심사평 - 몰개성의 시대, 눈에 띄는 참신함
이선애 / 서울신문
당선작 - 가벼운 산
신작시 - 주암호 억새 l 식탁 l 공룡 발자국 옹달샘 l 김장하는 날 l 죽림정사에서 만난 하현달
당선소감 - 비로소 내가 나를 낳은 엄마라는 느낌이 들어
심사평 -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 돋보여
이은규 / 동아일보
당선작 - 추운 바람을 신으로 모신 자들의 경전
신작시 - 애콩 l 없는, 그녀가 우물에 살고 있다 l 손으로 길을 내다 l 빛 좋은 개살구 l 책에 살어리랏다
당선소감 - 머리맡에 시를 두고 자는 밤이 길 것
심사평 - 요즘 시답지 않은 탁 트임
이장근 / 매일신문
당선작 - 파문
신작시 - 권투 l 단소 소리 l 하모니카를 불다가 l 물의 승천 l 모자(母子)의 시간
당선소감 - 어쩔 수 없는 유혹
심사평 - 독특한 시적 비전에 의한 삶의 진지성
이제니 / 경향신문
당선작 - 페루
신작시 - 분홍 설탕 코끼리 l 후두둑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일 뿐 l 검버섯 l 지하실 일기 l 옥수수 수프를 먹는 아침
당선소감 - 살면서도 낯익은 방식으로 살며 사랑하며
심사평 - 뛰고 달리는 말이 불러일으키는 쾌감
정은기 / 한국일보
당선작 - 차창 밖, 풍경의 빈 곳
신작시 - 선인장의 생존법 l 포클레인 l 꽃 피는 마당 l 냉장고 속으로 사라진 남자 l 갈대들에게 배운 것
당선소감 - 내 속에 들끓었던 고민과 갈등에 위안
심사평 - 언어적 감수성, 말걸기의 새로움 번뜩
조연미 / 부산일보
당선작 - 예의
신작시 - 기차 흐르는 밤 l 아버지의 만하방 l 깨 볶는 노인 l 유랑가족 일기 l 사과, 익어가는 계절
당선소감 - 꿈꾸고 원한다면 결국 다다를 것
심사평 - 상투형 벗어난 신선한 가능성
[ 2008 신춘문예 당선 시조 ]
김남규 / 조선일보
당선작 - 염전에서
신작시 - 일어서는 화성(華城) l 사당역 4번 출구 l 3일치의 법칙 l 길 만드는 노인 l 외할아버지의 임종
당선소감 - 시조로 소외된 사람들 어루만질 수 있다면
심사평 - 빈틈 없는 구성... 시적 감도 높여줘
임채성 / 서울신문
당선작 - 까마귀가 나는 밀밭
신작시 - 양파를 다듬으며 l 한계령, 가을 l 따뜻한 남쪽 나라 l 겨울 쑥부쟁이 l 별을 위한 안단테
당선소감 - 문학적 오나성 위한 시 쓰기의 길 시작
심사평 - 시공 넘나드는 붓놀림 뛰어나
정상혁 / 중앙일보
당선작 - 활
신작시 - 또 한 번, 가을 l 히말라야 l 칡소 l 봄봄 l 벚꽃 진다
당선소감 - 채우고 채워 스스로 빛나는 사람 되겠다
심사평 - 팽팽한 긴장감 가득한 수작
저자소개
책속에서
중앙일보 시조 당선작
활
- 정상혁
'활'하고 무사처럼 차분히 발음하면
입 안의 뼈들이 벼린 날처럼 번뜩이고
사방은 시위 당겨져 끊어질듯 팽팽하다
가만히 입천장에 감겨오는 혀처럼
부드럽게 긴장하는 단어의 마디마디
매복한 자객단처럼 숨죽인 채 호젓하다
쏠 준비를 하는 순간 모든 게 과녁이다
호흡 없던 장면들을 노루처럼 달리게 하는
활활활 타오르게 하는 날쌔고 깊은 울림
허공의 누군 '활'하고 발음했는지
별빛이 벌써부터 새벽을 담 넘어가
내일로 촉을 세운 채 쏜살같이 내달린다
조선일보 시조 당선작
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생각한다
- 유희경
1.
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생각한다
이 안은 비좁고 나는 당신을 모른다
식탁 위에 고지서가 몇 장 놓여 있다
어머니는 자신의 뒷모습을 설거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 쪽 부엌 벽에는 내가 장식되어 있다
플라타너스 잎맥이 쪼그라드는 아침
나는 나로부터 날카롭다 서너 토막이 난다
이런 것을 너덜거린다고 말할 수 있을까
2.
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생각한다
면도를 하다가 그저께 벤 자리를 또 베였고
아무리 닦아도 몸에선 털이 자란다
타일은 오래되면 사람의 색을 닮는구나
베란다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삼촌은
두꺼운 국어사전을 닮았다
얇은 페이지가 빠르게 넘어간다
뒷문이 지워졌다 당신이 찾아올 곳이 없어졌다
3.
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생각한다
간밤 당신 꿈을 꾼 덕분에
가슴 바깥으로 비죽하게 간판이 하나 걸려진다
때절은 마룻바닥에선 못이 녹슨 머리를 박는 소리
아버지를 한 벌의 수저와 묻었다
내가 토닥토닥 두들기는 춥지 않은 당신의 무덤
먼지들의 하얀 두꿈치가 사각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