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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70754185
· 쪽수 : 110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 조지 오웰식으로
미확인 비행물체
인디언 보호구역에 갇히다
비둘기 씨의 집
나비는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는다
서울에 사는 플라워 피플
압축파일을 풀다
조지 오웰식으로
우기
불심검문을 받다
늪
예수를 리메이크하다
전지
실종
속이 허전할 땐 매봉암으로 오세요
회중시계
2. 시끄러운 손님
눈물옹이가 있던 자리
빵만으로도 살 수 있다
시끄러운 손님
내 속의 이물질
아베코보가 사라진 길
일몰
스피드 복제
상자 이미지
모델 하우스
음지식물
조나단 소행성
주워 담을 게 따로 있지
산동네 야경은 포구로 변한다
바다묘지 가는 길
참회의 시간은 왜 꼭 마지막 순서에 있는 걸까
3. 텅 쇼크
당신은 지금 커버리지를 이탈하였습니다
아침노을이 저녁노을에게
아날로그 O.S.T
별자리 여행
매듭
야간비행
이중주를 듣다
사랑열 하우스
텅 쇼크
그리운 것들은 때로 중심을 잃게 만든다
칼을 갈며 날을 세우며
수묵화 폴더
내 마음의 연약지반구역
4. 그들 사이엔 보이지 않는 끈이 있다
눈 깊은 강
한여름에 다시 보는 레미제라블
밤의 능선은 리드미컬하다
백팔꽃 기행
프라이빗 아이
삼투압
풀무치 관음
해당화, 어둠 속에 붉게 피어
물구나무 지도
실크 로드
그들 사이엔 보이지 않는 끈이 있다
내가 잠든 사이 꽃은 피고
해설 - 사막과 물의 변주 / 엄경희
저자소개
책속에서
서울에 사는 플라워 피플
땡볕 한낮, 사당대로변에 앉아
식빵을 먹으며 비로소 난 빵의 참맛을 알았지
줄어드는 빵의 속도만큼
분주한 바길과 자동차 행렬이 이어졌지만
내 귀엔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
정수리 위로 불볕이 내리꽂히는 데다
빵조각을 씹는 것만으로도 너무 바빴거든
물 속같이 조용한 도심 한복판에서
추억처럼 한 장 한 장 꺼내 먹는 식방
햇볕에 구워지는 대로 한 쪽씩 떼어 주고 싶은,
먹으면 먹을수록 헛헛해져 자꾸 손이 가는 맛
참을 수 없어, 아무렇게 주저앉아 빵을 먹다 보면
손톱 밑에 낀 땟국처럼 얼룩진 시간이 씹히기도 하고
잃어버린 집을 떠올릴 때마다 모래알이 자금거렸지
늘어뜨린 머리카락 사이로 불화살이 꽂히는 사막도시,
그 틈 어딘가 꽃을 피우려는 열망이 내겐 아직 남아 있어
오늘도 지열을 견디며 줄기를 세우고 뿌리를 뻗지
모두 바삐바삐 지나가고 있는 사막 한가운데 앉아
맨식빵을 뜯어먹으며 마침내 나는 알게 되었지
아무리 유효기간이 지난 빵이라도
갓 구워낸 것처럼 맛있게 먹는 법을
어느 순간 문득 깨달았지
길거리표 식빵 속엔
그리움을 삼키고도 남을 만큼
무서운 식욕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