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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1155653
· 쪽수 : 254쪽
책 소개
목차
▶ 아버지, 나의 아버지 9
▶ 몬드리안의 天界 31
▶ 死者, 다시 돌아오다 43
▶ 칼 59
▶ 게쉬탈트 심리학 그리고 냄새 83
▶ 작고 사소한 것들과의 이별 107
▶ 再生, 사라진 여자 135
▶ 추위에 관한 짧은 이야기 155
▶ 赫居世, 유리구슬을 품에 안다 173
▶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189
▶ ‘아’에 관한 짧은 이야기 211
▶ The Life Is Great 233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버지, 나의 아버지] 중에서
저기, 알 수 없는 곳으로부터 빛줄기가 무더기로 내게 쏟아져 왔다. 굴절되지 않고 바로 내 발등으로 떨어진 빛들은 그 자리에 떨어져 어느 순간 사라져버렸다.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마치 내 아버지가 내 인생에 존재했었던, 내 인생에 개입했었던 길지 않은 시간들처럼. 나는 지금도 내 아버지의 존재를 어떻게 인정해야 할지 분명히 알 수가 없다. 내 마음속에 남아 있는 아버지의 원형(原型)은 이미 사라졌기 때문에. 그것이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내가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버지가, 아버지의 이미지가, 아버지의 아버지다움이 너무도 빠르게 사라져갔다는 것이다.
신동나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결혼은, 외할아버지의 봉건적인 발상에 따른 일반적인 혼례절차에 의해 이루어졌다. 외할아버지는 살아 있을 당시 수십 척의 배를 가진 그 마을의 부호였지만 일본강점기 때 뺏기고 한국 전쟁을 치르면서 모두 다 국고에 귀속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어머니의 고향은, 충남 서천의 마서라는 어촌이었고, 아버지의 고향은 농업이 주를 이루는 시초였다. 걷는다해도 10시간이면 갈 수 있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두 면(面)이었다. 외할아버지가 먼저 아버지 집을 방문했고 그 얼마 후 결혼식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