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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눈 코끼리

초록 눈 코끼리

강정연 (지은이), 백대승 (그림)
  |  
푸른숲주니어
2010-08-27
  |  
13,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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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눈 코끼리

책 정보

· 제목 : 초록 눈 코끼리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71846520
· 쪽수 : 208쪽

책 소개

푸른숲 어린이 문학 시리즈 21권. <건방진 도도군>, <바빠 가족>의 작가 강정연의 작품. 아프리카에서 길잡이 노릇을 하다 죽음을 맞은 아프리카 코끼리가 백 년 만에 환생한 뒤, 동물원의 슈퍼스타로 인간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지내다 불현듯 자신의 정체성에 눈뜨면서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목차

슈퍼스타, 범벅
저 좀 내버려 두세요, 제발!
내 친구, 환희
너와 함께 있을 수 있어!
끝내주는 아이디어
아~안 녀~엉!
우리는 환상의 짝꿍
초록 눈 코끼리
아주 무서운 꿈
꺼져 버려!
나, 아프리카로 돌아갈래
제발 기다려 줘
미안해, 범벅
서로 다른 꿈
뻔뻔한 코끼리들
코끼리여, 단결하라
인간들이란, 참
가자, 아프리카 초원으로!

저자소개

강정연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4년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작가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제로만큼이나 결코 만만하지 않은 어린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고맙게도 그 어린이 덕분에 재미난 이야기를 계속 쓰고 있답니다. 그동안 쓴 작품으로는 동화책 『바빠가족』, 『건방진 도도군』, 『분홍 문의 기적』, 『콩닥콩닥 짝 바꾸는 날』, 『액체 고양이 라니』, <꼬마 다람쥐 두리> 시리즈, 그림책 『고것 참 힘이 세네』, 『길어도 너무 긴』, 동시집 『섭섭한 젓가락』, 『레인보우의 비밀 동시집』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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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대승 (그림)    정보 더보기
대학에서 만화 예술학을 전공했습니다. 애니메이션 「왕후 심청」의 아트 디렉터로 일했고, 지금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과 동화, 그래픽 노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2회 창비그림책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린 책으로 그래픽 노블 『동물 농장』 『서찰을 전하는 아이』 『다산, 조선을 바꾸다』 『호랑이 꼬리 낚시』 『안녕, 태극기!』 『동물원이 된 궁궐』 『나무 그늘을 산 총각』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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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자, 다음은 우리 동물원의 슈퍼스타, 범벅이의 공연이 이어지겠습니다!”
코끼리 쇼 사회자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공연장 밖까지 울려 퍼졌다.
“이제 겨우 열세 살인 범벅이는 유라시아에서 가장 큰 슈퍼 코끼리로 알려져 있지요. 키 4.5미터, 몸무게 11톤!”
이어지는 익숙한 탄성.
“우아~!”
“범벅이는 갓 태어난 아기 코끼리 가운데서 몸무게와 덩치가 역사상 최고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태어나자마자 엄마젖을 빠는 대신, 건초 더미로 다가가 바싹 마른 풀을 한 움큼 쥐어 입으로 가져가 먹었습니다. 그러고는 한 치의 비틀거림도 없이 자리에 우뚝 서서 사람들을 향해 코를 높이 치켜들고 보란 듯이 코울음을 울었답니다. 그 당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제 눈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혀를 내두르며 연방 사진기의 플래시를 터뜨렸지요. 범벅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슈퍼스타였답니다.”


두르르르르르르르르.
아니다, 물소 떼가 아니다.
뛴다기보다는 무언가 굴러오는 느낌. 이건 어떤 짐승의 움직임일까? 이 기분 나쁜 움직임이 점점 다가올수록 온 몸이 서늘해지고 꽁꽁 얼어붙는 것 같다. 점점 다가온다, 점점 다가온다, 점점 다가온다!
탕! 탕!
뿌----------------------------
큰할머니!
가장 앞에서 뛰던 큰할머니가 고통스러운 콧소리를 내며 나동그라졌다. 그 뒤를 따르던 이모는 미처 속도를 늦추지 못해 큰할머니 몸에 걸려 쓰러졌다. 뿌연 먼지가 한꺼번에 일어서 큰할머니와 이모가 잠깐 동안 눈앞에서 사라졌다.
“멈추지 마! 앞만 보고 뛰어라!”
내가 달리기를 멈추려 하자 엄마가 뒤에서 소리쳤다. 나는 정신없이 뛰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도대체 그 끔찍한 소리는 뭐지? 단지 소리만 났을 뿐인데 큰할머니가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쓰러진 것이다!
탕! 탕!
뿌----------------------------


할머니는 속눈썹을 파르르 떨더니 눈을 감았다. 감은 두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할머니는 이제 모든 것을 털어놓을 것이리라. 나는 한참을 아무 말 없이 그저 할머니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드디어 할머니는 입을 열었다.
“범벅아, 잘 들어라. 너는 아프리카코끼리들의 길잡이 ‘초록 눈’이다. 초록 눈은 오직 우리 가문에서만 백 년에 한 번씩 천일둥이로 태어난단다. 하지만 눈빛이 초록 눈으로 변할 때까지는 자기가 어떤 운명을 타고 났는지 모르고 살지. 그러다가 초록 눈으로 변하는 순간 초록 눈이라면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을 꿈을 통해 알게 된단다. 그 후 코끼리들의 길잡이로 영광스러운 백 년을 살게 되지.”
“아까 꿈속에 나타난 그 초록 눈 코끼리는 분명 저였어요.”
“네가 본 그 초록 눈 코끼리는 너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나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고? 아니다, 분명 나였다.
“그 초록 눈 코끼리는 구십 년 전 죽은 열 살배기 초록 눈 코끼리다. 불행히도 초록 눈으로서 해야 할 일을 시작도 못 해 보고 죽었지. 그 후 세월이 흘러 천일둥이인 바로 네가 태어난 거야. 초록 눈 코끼리들은 대대로 먼저 하늘로 간 초록 눈 코끼리들의 일생을 꿈을 통해 경험하게 된단다. 그러니 네가 꿈속에서 봤던 초록 눈이 너 자신이라고 착각할 만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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