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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사회/역사/철학 > 지리/지도책
· ISBN : 9788971846766
· 쪽수 : 132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반갑다, 바다야 섬들아! _ 3월 2일 ~ 3월 9일
바람의 딸, 땅끝에 서다 | 비나이다 비나이다 |도보 여행 원칙 제1장 1조 |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사는 맛 | 금강산도 식후경 | 해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 100년을 넘나드는 시간 여행 | 나만의 국가 기밀? | 우리 민족은 왜 흰옷을 즐겨 입었을까? | 전라도 길은 고무줄 길? | 인연의 싹 | 예상치 않은 선물 | 공짜 밥 공짜 잠 | 길 떠날 때는 눈썹도 빼놓고 가라 | 물 사려다 웬 봉변? | 수녀님의 멋진 빽 | 말 한마디로 만 원을 깎다
■ 깊이 생각해 보고 실천하기 : 우리 땅엔 우리말 이름을!
가는 길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_ 3월 10일 ~ 3월 20일
꼴찌라도 괜찮다 | 광주시 광산구 비아동, 내 홈그라운드 | 흙냄새 나는 길 | 먼지에서도 향기가 난다 | 여간첩 아니여? | 봉고차는 절대 타지 말랑께 | 너희가 고추장 맛을 알아? | 공짜 산림욕 | 문제의 장소, 임실 | 엄마, 아기가 나오려나 봐요 | 나그네의 문화생활 | 희망을 버리지만 않는다면 | 공포의 터널
■ 깊이 생각해 보고 실천하기 : 또 하나의 가족, 관심이 필요해요!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_ 3월 21일 ~ 3월 31일
드디어 충청도 땅에 발을 딛다 | 강원도면 거의 다 왔네 |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 농사나 짓겠다고? | 농촌 총각은 외로워 | 죽은 자를 위한 나라 | 말 안 통하는 사회 | 인생의 맵고 쓴 맛 | 나의 고향은 서울
■ 깊이 생각해 보고 실천하기 : 이 땅에 묘지 대신 희망의 씨앗을!
리뷰
책속에서
바람의 딸, 땅끝에 서다
해남군 송지면 갈두리, 우리나라 남쪽 땅의 맨 끝이다. 여기는 6년이나 걸린 세계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곳이자 국토 종단의 출발점이다. 걸어서 우리나라 끝에서 끝까지 가 보자는 계획은 세계 일주를 하던 중 티베트에서 세웠다.
우연히 같은 방에 묵게 된 미국인 여행자는 내가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까 뛸 듯이 반가워했다.
“삼촌이 한국에서 평화 봉사단으로 일했어요.”
그러면서 임실이 내가 사는 데서 머냐고 물었다. 순간, 속이 뜨끔했다. 임실이 전라남도인지 경상북도인지, 어디쯤 있는 덴지 한순간 확실치 않아서였다. 미국의 뉴욕,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등의 위치는 눈 감고도 훤히 알면서 정작 내 나라의 꽤 이름난 곳조차 헛갈리다니.
그 덕분에 그날 밤 나는 아주 멋진 생각을 해냈다.
‘가 봤던 곳이라면 이러지 않을 텐데……. 아, 그래, 세계 일주의 끝을 우리나라 국토 종단으로 장식하면 되겠구나. 마라톤 선수가 전 구간을 다 뛰고 나서 스타디움을 한 바퀴 도는 것처럼.’
너희가 고추장 맛을 알아?
순창 고추장 마을. 세계 일주를 하면서 고추장의 고마움을 매우 절실하게 느꼈다. 외국에서 한국의 주요 먹을거리는 웬만한 곳이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문제는 오지로 갈 때다. 배낭이 아무리 무거워도 여행을 떠날 때는 고추장 한 병을 꼭 넣고 갔다. 조그만 병이니 얼마나 오래가겠는가마는 고추장이 있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든든하다.
여행 중 한국인을 만나 고추장을 얻으면 천만 원군을 얻은 것 같았다. 힘이 들 때나 입맛을 잃었을 때 찬밥에 비벼 먹는 고추장이 내게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식구들이나 친구들에게 편지를 받지 못해 정신적인 에너지를 충전할 수 없을 때 당장 필요한 육체적인 에너지를 주는 것이 바로 고추장이었다.
바닥에 붙어 있는 고추장을 긁어긁어 먹다가 나중에는 그 병을 헹궈 먹은 적도 있다. 이렇게까지 아껴 먹는 고추장을 서양 여행자들에게 인사 삼아 “한국 음식 한번 먹어 볼래?” 하면 맛도 모르는 사람들이 ‘시식 삼아’ 먹는다고 푹푹 퍼 갈 때는 속이 쓰리다. 한술 더 떠 고추장이 입맛에 맞다고 끼니때마다 달라고 할 때는 정말 난감하다. 여기는 그 맛난 고추장이 독마다 차고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