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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기타 명사에세이
· ISBN : 9788971847794
· 쪽수 : 323쪽
책 소개
목차
진중권 _한 권의 책을 발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정이현 _불안으로 가득한 삶 안에 숨어 있는 열정
공지영 _세상과 자신 사이의 화해, 나는 살기 위해서 읽었다
김탁환 _한 권의 책은 더 나은 삶에 대한 열망
임순례 _어떤 인물도 딱히 무엇이 될 필요는 없다는 것
은희경 _읽었던 것들의 지혜가 끝나는 순간의 새로운 깨달음
이진경 _저는 내면이 없는 인간이에요.
변영주 _그래야만 하는가? ……그래야만 한다!
신경숙 _한 시절의 순수를 찾아서 자기 자신을 소모해버린 끝의 긍정
문소리 _빛은 내부에서 온다
박노자 _불교와 장자에 심취한 사회주의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쨌든 이 장면은 사력을 다해 미래를 위해 공부하는 장면이지만 어른들을 기절초풍시킬 만한 배반의 명장면이다. 나이 어린 변영주의 배반은 음험한 배반이 아니라 마치 산티아고의 앙헬과 빅토리아처럼 어떻게든 혼자 겪어내야 하는 사람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슬프고 제 딴에는 엄숙한 배반일지 모른다. 배반함으로써 복종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생에는 배반이 꼭 필요한 순간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그런 종류의 배반(하지만 배반이 기쁜 것은 아직 진짜로 배반하지는 않았을 떄란 점에서 배반은 슬픈 운명을 갖는다. 아이들의 배반은 언제나 슬프다). - 본문 186쪽에서
고려대에 있다가 소련으로 돌아갔을 때 그의 나라는 신생 러시아로 바뀌어 있었다. 나라가 바뀐다는 것은 젊은 사람들의 꿈도 바뀐다는 의미까지 포함한다. 어린 시절 그의 한 친구의 꿈은 트럭 운전사였다. 트럭 운전사가 되어서 봉쇄된 나라의 국경선을 넘어 핀란드까지 죽기 전에 한번 가보는 게 꿈이었다. 이제 신생 러시아의 젊은이들은 외국계 회사에 취업하거나 미군 부대에 근무하기를 꿈꾼다. 박노자는 후배들이 "꽃들이 난간 앞에서 웃어도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같은 시를 감상할 줄 모르고 살게 된다면 그 또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지키지 못한 탓이라 생각한다.
신생 러시아 탄생 이후 그의 삶은? 1995년 통역 일을 하다 만난 한국인 러시아 유학생과 결혼하고 경희대에 노어과 교수로 왔다가 삼년 만에 귀화해서 한국인이 된다. 모스크바 유학 시절 스승이었던 미하일 박의 성을 따라 박씨 성을 갖고, 러시아의 아들이란 의미의 '노자'라는 이름을 스승에게 하사받게 된 박노자는 결국 한국에서 교수직을 구하지 못해 오슬로로 떠난다. 그는 현재 오슬로대학의 한국어 및 동아시아 역사 담당 부교수이다. 한국인 자격으로. - 본문 270~271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