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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에세이/시
· ISBN : 9788971849156
· 쪽수 : 376쪽
책 소개
목차
열정의 말_ 로체 원정대는 나에게 기분 좋은 설레임
소개의 말_ 로체 원정대를 소개합니다
chapter 1. 지금이라도 포기할까?
나는 재수생이다 | 100 대 1의 경쟁을 뚫고 | 조건 없는 사랑은 아무나 하나? 이것이 바로 친환경 설거지! |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 앗, 멧돼지가 나타났다 | 이대로 집어치울까? | 땅벌, 땅벌, 땅벌! | 이 물을 먹으면 똑똑해진대요 오 분간 엎드려서 명상? | 있을 때 잘할걸 |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chapter 2. 내 발길 닿는 곳이 바로 길이다
반갑다, 로체 원정대 | 이층 침대 난간에 매달려서라도 | 서울의 색다른 아름다움 | 우리더러 길바닥에서 자라고? | 난 못 하겠어요, 할 수가 없다고요 | 난 할 수 있어 | 야호, 결성식이다 | 텐트 같은 거 없어도 괜찮아 | 북한산 모기와의 처절한 전쟁
chapter 3. 텐트도 없이 길바닥에서 자야 한다고?
앗, 지각이다 |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불새버거 | 팔공산아, 내가 왔노라 | 소원을 말해 봐 | 어디서든 살아남아야 한다, 서바이벌 훈련 | 환상의 삼겹살 파티 | 캠프파이어와 도레미송 | 아름다운 동행 | 앗, 내 카메라가 어디로 갔지? | 이제는 손발이 척척 | 내가 만든 길 | 한밤의 낙석 위험 지대 | 앗, 공룡이다 | 우리들의 러브 하우스 | 동심의 세계로 휘리릭
chapter 4 걷고 또 걷기, 25시간의 지옥 같은 산행
25시를 향해서 | 야, 첫눈이다 | 일어나, 일어나야 돼 | 헉, 산다라박이다! | 세상 모든 중생들에게 행복을 | 우리들의 메리 크리스마스 | 바람아, 멈추어 다오 | 맏언니는 어려워 | 역시 한국인은 밥심 | 꼭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괜찮아
Tip. 출사의 변
chapter 5 나마스테, 네팔
새해, 그리고 시작 | 우리에겐 너무나 호사스런(?) 호텔 | 우당탕탕 카메라 분실 사건 | 경비행기를 타고 히말라야로!
Tip.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 네팔
chapter 6 로체야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
가자, 팍딩으로! | 고산병과의 아찔한 첫 만남 | 오, 마이 갓! | 마음이 원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 | 히말라야의 밤하늘 | 뭐라도 난 하겠어! | 인내의 단맛을 알다 | Then what is
Tip. 고산병, 한 방에 정복하기
chapter 7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눈이 예쁜 아이 | 받는 마음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 |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탕보체 사원 | 체력의 한계 앞에서
Tip. 히말라야의 외로운 섬, 임자체
chapter 8 드디어 정상을 향한 도전
빙하가 녹고 있다 | 홍지원, 생일 축하해 | 가지 마라, 가지 말아라 | 나는 왜 고산병에 걸리지 않을까? | 이 높은 곳에서 마라톤을 한다고? | 최후의 1인이 되고 싶다 | 추쿵 파라다이스 | 그리운 엄마 | 정상을 향해서 | 엄마야, 나 좀 살려 줘 | 해발 6,189미터, 드디어 정상에 오르다!
Tip. 한국에서 온 영상 편지
chapter 9 함께 걷는 이들이 있어 행복하다
내 등에 날개가 있다면 | 병든 대원 구출 작전 | 비상이야, 비상! | 우리는 하나 | 세상을 담은 오색 깃발 | 나는 왜 이곳에 왔을까? |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 안녕, 히말라야! | 나에게 히말라야는?
Tip. 로체 원정대의 등산 용어 따라잡기
chapter 10 도전은 계속된다
15일 만에 머리를 감다 | 선택받은(?) 여신 쿠마리 | 네팔 사람들과 통하다 | 앗, 전기가 부족해 | 포터가 끓여 주던 밀크 티가 그리우면 어쩌지?
Tip.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17일
용기의 말_ ‘로체 원정대’로 얻은 것
용기의 말_ 엄마, 나 로체 원정대 지원할까?
도전의 말_ 너희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한다
리뷰
책속에서
무엇보다 세면도구와 수건이 필요 없을 거라는 얘기에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허걱, 산속에는 물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커다란 페트병에다 담아 가야 한단다. 그러니 씻을 물이 없는 건 당연한 일. 배낭에다 물이 든 페트병을 담아 갈 생각을 하자, 가능한 한 짐을 모조리 빼고 싶어졌다. 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하다.
등을 짓누르는 배낭을 메고 미친 듯이 햇빛이 내리쬐는 도로로 걸어 나갔다. 우리가 받은 주의 사항은 단 두 가지! 첫째는 체력의 한계를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 둘째는 그렇다고 무리하지는 말라는 것이었다. 정 힘이 들면 차라리 뒤로 처지라고 했다.
10시 정각, 드디어 첫 산행이 시작되었다. 한마디로 지옥 훈련이었다. 태양은 우리를 태워 죽이려고 작정한 듯이 열에너지를 마구마구 발산해 대었다. 정말이지 땀이 집중호우처럼 무자비하게 쏟아져 내렸다. 내 몸은 마치 압력밥솥이라도 된 듯이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스팀이 차올랐다. 다리는 후들후들 떨리고 숨은 정수리까지 차오르고 정신은 혼미해지고?…….
더 이상은 도저히 못 걷겠다고 머릿속으로 수백 번도 더 생각하면서, 내 것 같지 않은 다리를 기계적으로, 아니 거의 본능적으로 이동시켰다. 땅만 보고 묵묵히 걸으면서 ‘인간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찰했다.
한편으로는 지금쯤 학교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책상 앞에 앉아 공부에 열중하고 있을 친구들이 떠올랐다.
‘참 웃기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세상에서 공부가 제일 쉽구나.’
세상에서 공부가 제일 쉽다는 생각은 이때뿐만 아니라 훈련이 끝날 때까지 힘들 때마다 내 머릿속을 수도 없이 왔다 갔다 했다. 마치 주문처럼 나는 그 말을 외치고 또 외쳤다. 요즘 들어 부쩍 공부가 힘들고 짜증스러웠던 터라 더 그랬던 것 같다. 공부를 하는 것이 얼마나 편하고 행복한 일인지 몇 번이나 가슴속에 새기고 또 새겼다.
두 명씩 암벽 타기를 시작했다. 어느새 내 차례가 왔다. 나는 “4기 박주나, 출발 준비 완료!”를 외친 뒤 출발을 했다. 그야말로 줄 하나에 의지해서 암벽 위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언뜻 봐서는 줄 당기기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것은 나의 엄청난 착각이었다.
막상 줄을 잡고 위로 올라가자, 팔 근육이 장난 아니게 당겼다. 게다가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의 목숨이 내 두 손에 달려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다 보니 겁이 더 나기 시작했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나는 두 눈을 부릅뜨고 부지런히 줄을 당겼다. 차 대장님이 알려 준 대로 올라가려고 무진장 애를 썼지만, 마치 얼음판 위를 걷는 것처럼 계속해서 미끄러졌다. 게다가 한 발을 떼면 뒷발이 미끄러져서 밑으로 굴러 떨어질 것만 같았다.
경사가 높았다. 발아래에 있는 대원들을 보자마자 나는 그 자리에 돌처럼 굳어 버렸다. 다리가 엄청나게 떨리기 시작했다. 무서워서 이대로 내려가고 싶었다. 아니 내려갈 수도 없었다. 이게 꿈이기를 바랐다. 매달린 채로 눈을 뜨면 땅에 닿아 있기를 빌고 또 빌었다.
‘절대로 한눈팔지 말자.’
그런데 아뿔싸, 이게 웬일일까? 내 입에서 뜻밖의 말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더 이상 못 하겠어요!”
로체 청소년 원정대에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다. 금기어나 마찬가지의 말인데, 내가 그 말을 내뱉고 말았다. 결국 차 대장님이 손을 내밀었다. 나는 차 대장님한테 의지한 채 가까스로 암벽 위로 올라갔다. 고소 공포증이 정말 미웠다.
차 대장님의 도움을 받아 위로 올라가긴 했지만 중심을 잡을 수가 없었다. 마치 내가 허공에 떠 있는 것만 같았다. 절대로 울 생각은 아니었는데, 내가 울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높은 곳이 이렇게 무서울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