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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kg

45kg

비르기트 슐리퍼 (지은이), 유영미 (옮긴이)
  |  
푸른숲주니어
2012-02-22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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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kg

책 정보

· 제목 : 45kg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71849361
· 쪽수 : 216쪽

책 소개

마음이 자라는 나무 시리즈 29권. 자신의 몸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리만큼 과한 열다섯 살 소녀 넬레가 몸이 아닌 마음을 바라보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넬레가 몸무게에 집착하는 이유를 찾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몸무게의 변화에 따라 반응하는 넬레의 솔직한 심리 상태와 넬레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그리는 데 집중한다.

목차

기분 나쁜 징조
하얀 사막
먹거나 죽거나
인터넷 카페, 달안개
신참내기
45kg
그들만의 표준 몸무게
사육당하는 돼지
내가 되기 바로 직전
회색 그림자
나에게로 가는 길

저자소개

비르기트 슐리퍼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8년 독일의 이저론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영문학과 미국 문학을 공부하였으며, 신문사에서 견습 기자로 일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소설을 쓰는 틈틈이 신문사에 글을 기고하거나 독일어 교재를 만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걱정 게임》, 《아픔의 흔적》, 《점점 더 깊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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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미 (옮긴이)    정보 더보기
연세대학교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아동 도서에서부터 인문, 교양과학, 사회과학, 에세이, 기독교 도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바이올린과 순례자》 《울림》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매일 읽는 헤르만 헤세》 《제정신이라는 착각》 《무자비한 알고리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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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영양실조라고요? 보아하니 지금 이 자리엔 나의 영양실조를 운운하기 전에 자신의 만성 비만을 먼저 걱정해야 할 사람이 최소한 두 분은 계신 듯한데요?”
엄마가 화난 눈으로 나를 쏘아보았다. 공기를 가르는 화살처럼 매서운 눈초리였다. 그러나 나는 상관하지 않았다. 그 화살은 내게 부딪혔다가 이내 튕겨 나갔다.
“내가 맥도널드에서 배 터지게 먹어 대는 애가 아니라서 심각하다는 건가요? 나는 나름대로 영양 섭취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요. 좋아요, 엄마! 엄마가 원한다면 저녁마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초콜릿을 한입 가득 집어넣을게요. 하지만 나를 이렇게 병원에 처박아 두지는 말아 주세요.”
세 사람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가며 나를 설득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내게는 그들의 말이 자신의 지방 덩어리를 지켜 내려는 노력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어떻게 하다가 이 ‘달안개’라는 카페에 들어오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건 중요치 않았다. 카페를 발견한 순간, 내 안에서 무언가가 번쩍 빛을 발했다. 마르고 싶은 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인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곳은 거식증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카페가 아니었다. 이제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한탄하는 곳도 아니었다. “나는 이렇게 거식증에서 벗어났다.”라는 식의 체험담을 늘어놓지도, 신경정신과 의사가 상투적인 조언을 하고 있지도 않았다. 명확한 말과 명확한 규칙. 이것이야말로 나의 의사소통 모델과 딱 맞아떨어졌다.


나는 바로 직전에 와 있었다. 똑바로 걸을 수 있게 되기 바로 직전, 어깨를 펴고 다닐 수 있게 되기 바로 직전, 거울 속 내 모습을 견딜 수 있게 되기 바로 직전, 내가 되기 바로 직전…….
또다시 살덩이 속에서 나를 잃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오랫동안 참아 왔는데……, 나 자신이 얼마나 싫었는데……. 옷을 살 때마다 탈의실에서 거울을 등진 채 입어 보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옷조차 사기 싫었다. 작년 여름휴가 때 찍은 사진들을 보고 나서였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엄마는 여름휴가 때 찍은 사진을 가져와서 가족과 친척들에게 보여 주었다. 그 순간, 살찐 돼지 한 마리가 웃고 있었다. 키가 큰 편이어서 눈에 더욱 잘 띄었다. 마치 발이 달린 광고탑 같았다.
나는 다이어트를 시도했다. 시도하고 실패, 시도하고 실패하고…….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고 난 다음부터는 식단 조절을 포기하고, 가능한 한 적게 먹으려고 노력했다. 마침내 이제 목표에 도달하기 직전이었다. 그런데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그럴 수 없었다.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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