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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사상/사회사상사 > 사회사상/사회사상사 일반
· ISBN : 9788971995327
· 쪽수 : 384쪽
책 소개
목차
한국의 독자에게
독자에게
1부 상황적 사고
1. ‘사스’라는 사상사의 사건
2. 사고의 습관
3. 동북아의 ‘전후’戰後를 어떻게 논할 것인가
4. 역사의 교차점에 서서
5. ‘종합사회’ 중국과 마주하기 위하여
2부 중국과 일본 사이
1. ‘상호인식’, 세우는 법과 말하는 법
2.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로 보내는 시선
3. 다문화 공생과 ‘문화-정치’
4. 나하에서 상하이로
5. 오키나와가 우리 눈에 비칠 때
3부 현재 속의 역사
1. 다케우치 요시미의 역사철학
2. 다케우치 요시미를 읽는다는 것, 역사를 읽는다는 것
3. 왜 지금 다케우치 요시미인가
4. 사상으로서의 ‘아즈마 시로 현상’
5. 근대사와 마주하는 윤리적 책임
4부 동아시아라는 사유공간
1. 기억 속의 아시아
2. 오카쿠라 텐신을 다시 읽는다
3. 아시아를 말한다는 딜레마
4. 왜 ‘포스트 동아시아’인가?
5. 동아시아 시각의 인식론적 의의
책속에서
우리의 지역에서 원리적 사상이 서서히 축적되고 있다. 서구 지향으로 말미암아 외면당해왔지만 우리의 사고가 제로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게는 일본과 한국에서 계승할 수 있는 지적 유산을 발굴하는 일이 절실하다. 한 사람의 연구자로서 능력이 모자라니 동아시아의 다른 사회를 아우를 수는 없지만, 자신을 열어감으로써 타자를 열어내는 과정에 근거해 인류의 사상 원리의 하나로서 ‘동아시아 원리’를 추구해가는 과제를 나 자신에게 부과하고 있다. 나는 아직 한국 사회를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이 책을 거쳐 한국의 독자에게 가닿을 수 있기를, 그로써 한국이라는 타자를 열어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동북아 지역에서 가장 자주 회자되는 감정기억의 문제라면, 일본의 침략과 식민 지배에 대한 중국과 한국의 사회적 기억일 것이다. 중국 사회와 일본 사회는 둘 다 이러한 감정기억이 현실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여전히 파악하지 못했으며, 그리하여 감정기억의 ‘동시대사적 진실성’을 둘러싸고 공동인식에 도달할 수 없었다. (……) 감정기억을 공적으로 사용하는 문제는 극히 복잡한 정치학적 과제이자 사상사적 과제가 된다. 이제까지 지식인은 이 과제에 충분히 주목하지 못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중국을 전체주의 국가로 설정하는 한, 비상사태에 관한 해석은 모두 하나의 지점으로 회수된다. 정부와 민간의 복잡한 응답 관계는 오로지 ‘관민일치’로 치환되고, 시위에서 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참가자는 ‘난폭한 민중’으로 낙인찍힌다. 아직도 지엽적 반일사건으로만 중국 사회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이번 반일 시위는 그야말로 ‘난폭한 민중’에 딱 어울리는 행동이었으리라. 그러나 정부의 요구도 있었고 직장이나 지역의 리더가 종용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중국 시민이 주체적 판단에 따라 움직였다고 이해하는 편이 실상에 가까울 것이다. 9?11 이후의 미국과 비교한다면, 지금 중국의 여론이 훨씬 유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