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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2751496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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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다이스케는 왜 그런지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 채 택시가 달려간 쪽을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다.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잊은 것 같았다. 그토록 험악한 다이스케의 얼굴을 시즈나는 본 적이 없었다.
“왜 그래, 작은오빠?”
“나중에 나온 나이 든 남자, 그 사람이 도가미 유키나리의 아버지야?” 다이스케의 숨소리가 거칠게 흐트러져 있었다.
“맞아, 아버지래. 근데 왜?”
저자야, 라고 다이스케는 중얼거렸다.
“뭐?”
“그날 밤, 아버지와 엄마가 살해된 그날 밤, 우리 집 뒷문에서 뛰어나갔던 남자……, 지금 저 사람이 그때 그 남자야!”
하늘에는 구름이 없었다. 그날 밤과는 너무나 달랐다. 차츰 눈이 익숙해지자 수많은 별들이 플라네타륨처럼 한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악몽의 밤을 만회하듯이 차례차례 유성이 칠흑의 하늘을 휙휙 달려갔다. 우와아, 하고 시즈나가 탄성을 올렸다.
다이스케는 말이 없었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소리가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왠지 눈물이 났다.
“저기…….” 고이치가 말했다. “우리, 저 별똥별 같다.”
무슨 말인지 몰라 다이스케가 입을 다물고 있자 그는 말을 이었다.
“정처 없이 날아갈 수밖에 없고, 어디서 다 타버릴지도 몰라. 하지만…….” 고이치는 잠시 틈을 두었다가 말을 이었다. “우리 세 사람은 이어져 있어. 언제라도 한 인연의 끈으로 이어져 있어. 그러니까 무서울 거 하나도 없어.”
가게 안은 어두웠다. 하지만 카운터 뒤쪽의 문이 열려 있고, 거기서 빛이 새어 나왔다. 문 맞은편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방이 있고, 그 옆쪽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었다.
다이스케가 그쪽을 향해 걸어가려고 하는데, 고이치가 나왔다. 아직도 시즈나를 등에 업고 있었다.
뭔가 이상하다?. 다이스케는 그렇게 감지했다. 역광 때문에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형의 기색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형…….” 저도 모르게 형을 불렀다.
“이쪽에 오지 마.” 고이치가 말했다.
“응?”
“죽었어…….”
형이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다이스케는 알아듣지 못했다. 눈을 깜빡였다.
“죽었어.” 고이치는 다시 한번 말했다. 목소리에 억양이 없었다. “아버지도 엄마도, 누군가가 죽여버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