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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72754459
· 쪽수 : 280쪽
목차
Ⅰ. 시간의 틈새
개구리 ?? 초봄1 ?? 초봄2 ?? 가영이 ?? 어느 아침의 광기 ?? 곰팡이 핀 사과 ?? 뱀 ?? 발굴 작업 ?? 겨울 이야기 ?? 로마네콩티로 건배 ?? 햄버거 ?? 커피의 맛 ?? 두 개의 공기 ?? 파리 ?? K양과 T씨의 경우 ?? 버릇없는 손님 ?? 세 사람 ?? 술의 주변 ?? 불행의 기쁨 ?? 여름날에 ?? 빌딩 공사장 ?? 퍼포먼스 ?? 무無의 바다
Ⅱ. 여행과 사건
도쿄에서 ?? 기억 ?? 식도락 ?? 여행과 구두 ?? 구두를 닦으면서 ?? 아크로폴리스와 돌멩이 ?? 갠지스 강 ?? 파리에서 1 ?? 파리에서 2 ?? 뉴욕의 지하철 ?? 톨레도에서 ?? 어떤 여행지에서 ?? 어떤 뒷모습 ?? 정야淨夜의 종, 제야除夜의 종 ?? 아이들의 외침 ?? 장송葬送 ?? 어느 아침 갑자기 ?? 가묘家廟에서의 하룻밤 ?? 전쟁터의 연날리기
Ⅲ. 예술의 주변
4분 33초 ? 존 케이지에게 ??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날 ?? 아틀리에 ?? 일기에서 ?? 낚싯대를 찾아서 ?? 헤맴 ?? 예술적 재능 ?? 연주 ?? 하얀 종이 ?? 목판을 새기면서 ?? 흙에 이끌려 ?? 흙을 굽는다 ?? 요리와 조각 ?? 조각의 세계 ?? 전화벨 ?? 곤今日出海 선생의 별세 ?? 상처―폰타나의 작품 ?? 제작 ? 화가 F에게 ?? 김학영 씨 ?? J.보이스와 백남준
Ⅳ. 인연과 세월
세월 ?? 종환鍾幻 ?? 빨간 고추잠자리 ?? 고향 ?? 조부祖父 ?? 각설이 타령 ?? 소학의 가락 ?? 난蘭에 부쳐 ?? 예감의 항아리 ?? 하얀 고무신 ?? 우국지사憂國之士 ?? 통일의 일상 ?? Y의 체험 ?? 구더기無骨蟲 ?? 입론立論 ?? 어떤 편지 ?? 어떤 야성 ?? 남대문 시장 ?? 한국의 우와 좌
리뷰
책속에서
나는 손에 든 것을 찬찬히 씹어본다. 거기에는 물질의 감촉은 없고, 마치 햄버거라는 단어만을 입에 넣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참고 먹고 있노라면 이윽고 나도 저 언저리의 젊은이들을 닮아 서서히 투명인간이 되어 갈지도……. 라는 건 거짓말이고, 나는 이 무감각하고 무심한, 지나친 무미건조함에 일종의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때의 그녀는 반대의 의미에서 내가 알 턱도 없는 고통을 느꼈음이 틀림없다. -본문「햄버거」 중에서
남들은 모두 넋을 잃고 감동에 젖어 있는데 함께 도취되지 못하고 혼자만 깨어 있다는 것은 확실히 일종의 불행인지도 모른다. 음악을 들으면서 관중을 보고 있는 자신을 즐기는 것은 역시 이중의 기쁨이기보다는 하나의 슬픈 모습이다. - 본문 「불행의 기쁨」 중에서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맛있는 음식은 모조리 여성적인 것이며, 맛있게 먹는 사람 또한 모두 여성적이다. 배고플 때 먹는 사람은 들짐승과 닮았지만, 만복 시의 미식가는 아름답게 여성적으로 비춰지니 신기하다. 여자를 유혹하고 있을 때의 남자는 낚싯바늘의 먹이처럼 자신이 뭔가 여자가 좋아할 만한 먹이가 되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지는 않은가. 나는 좋아하는 여자와 식사를 하고 있으면 언제나, 이 여자에게 먹히고 싶다는 기분이 된다. 맛있게 먹혀버리고 싶다는, 자기 부정을 가장한 욕망은 실로 음흉하지만, 그것이 남자의 변신 욕망의 표출임은 부정할 수 없다. -본문「식도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