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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2756071
· 쪽수 : 348쪽
책 소개
목차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하늘은 왜 파란가」
「그가 내게 티카해주었다」
「베버리힐즈 서울사이트」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그 섬에 그녀가 산다」
「스핑크스도 모른다」
「오감도를 조감하다」
「쉽게 씌어진 시」
「시모다 후미요의 연애방정식」
해설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의 소설들 - 김동식(인하대 교수, 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주고받는 푸념까지도 그녀 앞에서는 즐거웠다. 실버가 은빛이라면 실버들의 사랑은 어떤 빛깔일까. 젊은 사랑의 빛깔은 핑크빛이라는데 실버들의 사랑도 핑크 빛깔일까. 사랑도 늙는 걸까. 늙은 사랑은 어떻게 생겼을까. ‘황홀’의 색깔은 주황이라고 들었다. 젊은 사랑의 빛깔이 핑크빛이라면 그의 사랑은 주황이고 싶다. 그렇다. 지금 그의 세상은 온통 주황이었다. 눈앞이 주황이고, 가슴속이 주황이었다. ‘삼가연정’이 황홀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녀가 창출한 마법의 공간, 그녀가 ‘삼가연정’을 연출하였다. 그는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녀 안에 갇히고 싶었다. -「하늘은 왜 파란가」
질문은 딱 두 사람이 주문하였다.
-앞으로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이 진정 잘 사는 길인지, 물어주십시오.
답변은 금방 돌아왔다.
-믿음을 갖고 언제나 바르게 살라고 말씀하신답니다.
그도 그렇겠지. 가이드 아가씨의 가르침을 따라 그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번에 그는 전생에 무엇이었는지를 알고 싶었다.
-왕세자님, 전생에 저는 무엇이었습니까.
답변은 또 금방 날아왔다.
-그건 알아서 뭣할라고?
검은 박쥐 한 마리가 보리수나무 잎사귀처럼 천장에 매달려 노는 것을 그는 보았다. -「그가 내게 티카해주었다」
괜찮심더. 이런 일은 섬에서는 늘 있는 일이라예. 내, 이 나이 먹도록 살았어도, 당신 태풍에 갇혔소, 하면 에이 덕분에 잘됐다 하지, 누구 하나 큰일 났다는 사람은 못 봤다 아입니꺼. 세상에 죽고 살 일은 없는 기라. 안 되면 죽을 것 같다가도 진짜 안 되고 나면 마음이 되레 편안해지는가 보더라. 샘도 시방 태풍에 갇힌 심정이 그렇지예? 내 마음이 시방 안 그런교? 어서 왔으면 좋겠다, 후딱 보고 싶다가도, 태풍 때문에 발이 묶였다 항께는 되레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라예.‘ - 「그 섬에 그녀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