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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비평론
· ISBN : 9788972756088
· 쪽수 : 272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부
문학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보편성과 한국문학의 세계화
녹색문학의 새 지평
우리 시대의 독자는 누구인가
2부
삶의 허무와 마음의 평화
편안함과 자유 그리고 빈집 지키기의 고단함
금강경에 기댄 삶의 노래
자기에게로의 다리 놓기
각북으로의 초대
3부
현실의 권태와 낭만적 일탈
시대의 기록
삶의 풍운과 아이러니
일곱 편의 소설 읽기
4부
생태마을로서의 질마재
미당 시의 시간과 그 생태적 의의
미당 시에 나타난 누님의 의미
한 예술가의 자아 인식
시혼의 신대륙을 발견하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세상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 문학 역시 역사적 산물이어서 흥망성쇠가 있을 것입니다. 문학이 쇠퇴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문학이 사라지는 것보다 더 두려운 일은 좋은 문학 속에 있던 가치들이 외면당하고 잊혀지는 것입니다. 문학답지 못한 문학은 거죽만 문학일 뿐 그런 가치들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문학이 소중한 까닭은 문학이라는 이름 때문이 아니라 좋은 문학들이 마련해둔 문학적 가치들 때문입니다. 거죽뿐인 문학과 상업적 문학 현상은 이 문학적 가치들을 훼손하고 소외시킵니다.
저에게는 문학의 변질과 쇠퇴를 막아낼 능력이 없습니다. 그리고 문학적 가치들을 온전하게 보전할 능력과 사명감도 모자랍니다. 다만 저는 제가 존경하고 또 좋아하는 문학적 가치들을 좋은 문학 속에서 만나기를 즐겨 할 뿐입니다. 때때로 제가 즐긴 좋은 문학적 가치들은 저의 평론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최근의 문학현장에서는 그러한 문학적 가치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주 과거의 문학을 찾아다닙니다. 그러면서 저는 제가 만난 문학적 가치들을 지키는 일이 맹목적 수구守舊가 아님을 외롭게 느낍니다. 당신이 만약 저의 평론을 읽는다면, 그것은 이 외로움에 동참하는 일이기도 할 것입니다.
스마트한 전자제국에서 문학의 아름다움과 가치는 눈길을 끌지 못합니다. 이제 문학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때는 지나갔습니다. 사람들은 연예와 오락의 큰길로 몰려가고 문학의 뒷길에는 인적이 드뭅니다. 그래도 저는 문학의 뒷길을 서성이는 것이 더 좋습니다. 그 서성임의 발자국이 저의 평론이라고 말해도 되겠습니다. 어차피 문학은 ‘한심한 영혼’의 일이므로 기대도 없고 실망도 없습니다. 혹시 나중에라도 제가 찾아다닌 문학의 길과 가치에 호기심이나 반가움을 느끼는 이가 있다면 그것은 과분의 보람이겠습니다. _머리말 중에서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만으로는 문학이 되기 어렵다. 모름지기 이야기는 모두에게 호소력을 갖는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의미를 지닐 때 문학다운 문학이 된다.
문학은 오래전부터 삶의 진정한 가치들을 추구해왔다. 아름다움, 숭고함, 약한 것에 대한 연민, 이웃에 대한 사랑, 생명에 대한 경외, 이미 있던 것들에 대한 존중, 자연과 신에 대한 동경과 기쁨을 느낄 줄 아는 능력, 고통과 슬픔에 대한 겸허한 인내 등등을 우리는 좋은 문학 속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