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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72756323
· 쪽수 : 820쪽
책 소개
목차
일반 독자를 위한 유리알 유희 역사 개론
유희 명인 요제프 크네히트의 일데기
1. 소명
2. 발트첼
3. 자유 연구 시대
4. 두 개의 교단
5. 사명
6. 유희 명인
7. 재임기
8. 양극
9. 대화
10. 준비
11. 회람 문서
12. 전설
요제프 크네히트의 유고
학창 시절의 시들
세 편의 짧은 전기
기우사
고해 신부
인도의 삶
'유리알 유희'에 대한 헤세의 서신
해설
헤르만 헤세 연보
책속에서
문학적 예언자들은 문화의 파멸에 관한 이론에 여러 가지 용이한 공격 포인트를 제공했다. 특히 위협하는 예언자들에 대한 투쟁을 감행하는 자는 시민들의 주목을 받으며 영향력을 확보했다. 사람들이 어제까지도 소유했다고 생각했던 문화, 그에 대해 그토록 자부심을 가졌던 문화는 더 이상 살아 있지 않았으며, 시민들이 사랑하던 교양, 시민들이 사랑하던 예술은 더 이상 순수한 교양이 아니며 순수한 예술이 아니라는 사실은 마치 갑작스러운 돈의 인플레와 혁명으로 인해 자신의 자본이 위협받는 것처럼 적잖이 파렴치하고 참을 수 없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거대한 몰락의 분위기에 반대하는 냉소적인 태도도 존재했다. 그 같은 태도를 취하는 사람들은 춤이나 추러 다니고, 미래에 대한 모든 걱정을 유행에 뒤진 바보 같은 짓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예술, 학문, 언어의 종말이 가까웠다는 것에 대해 감상적인 글들을 써댔다. 그리고 자신들이 종이 위에 구축한 문예물의 세계에서 어떤 자살자의 쾌감을 느끼며 정신의 완전한 타락과 개념들의 인플레이션을 확인했다. 그리고 냉소적인 무관심이나 취한 듯한 황홀함으로 예술, 정신, 관습, 성실성뿐 아니라 심지어 유럽과 '세계'의 몰락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선한 사람들 사이에는 조용하고 암울한 분위기가, 악한 사람들 사이에는 음흉한 비관주의가 만연했다.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교훈이 존재한다면! 모든 것이 서로 모순되고, 모든 것이 비껴 지나가고 어디에도 확실한 건 존재하지 않네요. 모든 것이 이렇게도 해석되고 반대로도 해석될 수 있어요. 우리는 세계사 전체를 발전과 진보로 증명할 수도 잇지만 마찬가지로 그 안에서 몰락과 무의미함을 볼 수도 있어요. 도대체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 건가요? 진실하면서 보편타당한 교훈은 존재하지 않는 건가요?""얘야, 진리는 존재한단다. 그러나 네가 갈망하는 '교훈', 절대적이며 완전하고, 분별력을 갖게 만드는 그런 교훈은 존재하지 않는단다. 너는 절대로 완전한 교훈을 동경해서는 안 되고 대신 너 자신의 완전함을 추구해야 한다. 네 안에 있는 신성, 그것은 개념과 책 속에 있는 게 아니란다. 진리는 체험하는 것이지 배우는 것이 아니야. 요제프 크네히트, 싸울 각오를 해라, 싸움은 이미 시작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