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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2757504
· 쪽수 : 328쪽
책 소개
목차
파라솔이 접힌 오후 / 7
더 웬즈데이 / 41
나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 73
유리 / 111
햄버거들 / 149
볼티모어의 벌목공들 / 179
열네 살 / 211
의인법 / 243
새해 / 275
해설 / 306
작가의 말 326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미래에 대한 결정을 미룬 채 집에 남아 소설을 쓰기로 했다. 어차피 집주인의 요구만큼 전세금을 올려주는 건 무리였으므로 계약이 남은 한 달 만이라도 마음 놓고 창작에 몰두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백지는 메워지지 않았다. 아니, 메울 틈이 없었다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더 웬즈데이」
당시 나는 파리 13구 차이나타운 인근 호텔에 묵고 있었다. 나는 하루 종일 형의 묘비에 무엇을 새길지 고민하다가 결국 작가들의 유언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유언은 철학적이고 독특했지만 나는 도무지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매시노프』처럼 의도를 갖고 사실과 허구를 접목시키는 작업이 작위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창밖 주차장에 세워진 푯말을 봤다. 푯말에는 ‘자전거를 세워두지 마시오’라고 쓰여 있었다. 이 문구를 옮겨 적은 이후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유리」
나는 안다. 소설은 인정받지 못했고 빚은 늘어만 갔기 때문에 이제 갈 곳이라곤 거장의 길이 아니면 죽음의 망망대해밖에 없다는 것을. 내가 볼 때 한상경은 거장의 길을 걸어갈 재목이 아니었다. 이 나라에는 더 이상 문학이라 부를 만한 게 없단 말이야. 그는 자신이 떠나야겠다고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의인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