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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73007929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서문 : 앙드레 지드의 우유잔 - 질 자콥
한밤에 빛
1 편집기사 가비
신들
웃음에서 눈물로
_[오데트]
_오즈 야스지로
_[라탈랑트]
2 오즈의 방
전쟁
혁명
_[아카토네]
3 스티븐 토볼로스키의 지금까지의 삶
카메라를 손에 들고
사랑
_[한여름 밤의 미소]
_[가정과 세상]
_[정사]
[옛날 옛적, 영화]
_[자전거 타는 남자]
4 영화관
_시네클럽 장 비고
눈을 감고
음악
_발리우드
영화는 미래에 한국의 것이 될까?
5 세 개의 인터뷰 : 박찬욱, 이창동, 이정향
끝
리뷰
책속에서
나는 달의 비유를 좋아한다. 어린 시절 내가 보았던 영화의 빛이 지닌 속성 때문일까? 그 빛은 창백하고 진줏빛이 나며 오톨도톨하고 다소 회색을 띠는 빛, 혹은 반대로 지나치게 적나라하고, 온기가 없는 빛, 꿈과 유령들이 불쑥 솟아나기에 꼭 맞는 그런 빛이었다. 달은 꿈의 별이고, 그 둥근 모양은 은거울 혹은 렌즈, 아니면 영사기의 전기램프에서 나오는 빛다발을 반사하는 볼록거울이다. 영사기는 달빛처럼 스크린의 백색에 도달하기 전 시간 속 여행을 거친 빛을 발산한다. 그 빛이 밝혀주는 것은 그림자들의 공연이다. 사람들이 보게 되는 순간에 실루엣의 남자들과 여자들은 스크린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존재하기를 그쳤기 때문이다. - ‘한밤에 빛’ 중에서, pp. 31-32
[성의]는 광고를 엄청나게 해댔다. 물론 나는 대규모 시사회에 참석할 수 없었지만, 그로부터 몇 주 후 아침 시간대 저렴한 맨 앞 여섯 줄 좌석 중 한 개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 시간대에 가려면 고등학생은 그리스어?라틴어 수업을 빼먹고 가야 했지만 분명 수업보다 영화가 고대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가르쳐줄 것이었다. (…) 영화가 그렇게까지 감동적이지는 않았고 내 뇌리에 박힌 것은 오히려 막간이었다. (…) 막간 동안에 소희극이 스크린 앞에 설치된 무대에서 공연되었는데, 빅토린 스튜디오에 고용된 보조배우들이 고대 로마의 살아 있는 그림 - 흰색의 귀족층 옷을 입은 청년들, 백부장의 옷을 입은 군인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빛나는 맨 어깨를 드러낸 (…) 매우 우아한 젊은 여자들 - 이 되었다. 진지한 관객들의 경우, 공연을 보는 eots 담배를 피러 복도로 나갔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아는 것은 앞쪽 여섯 열에 앉은 고등학생들은 기침 한 번 안 했다는 사실이다. 무대 가까이에 있는 일급 좌석을 차지하고 앉아 미인들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었으니 그때만큼은 저렴한 좌석표가 그들에게 유리했던 것이다. - ‘영화관’ 중에서, p. 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