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여행에세이 > 국내여행에세이
· ISBN : 9788973014194
· 쪽수 : 336쪽
책 소개
목차
1장 백두대간에 발을 내딛다
2장 아들에게 배운다
3장 고마운 사람들
4장 몸의 신호
5장 세월에 장사 없다
6장 먹고 싶은 것
7장 야영 생활
8장 감사할 일, 욕할 일
9장 산의 소리들
10장 산의 거리, 인생의 거리
11장 사람은 표지를 남긴다
12장 백두대간의 수많은 생명들
13장 스틱의 고마움
14장 내 사랑 설악산
15장 지리산에 안기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빛의 속도로 걷는 날이면 가끔 내 짐(도시락, 물, 간식)을 져주러 돌아오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 작은 짐도 기범에게 주고나면 정말 날아갈 것처럼 가볍다는 말이 실감나고는 하지요.
이렇듯 백두대간은 우리가 집이나 다른 곳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것들을 서로 나누며, 쌓아가며 확인하는 즐겁고 행복한 날들이었습니다. 비록 힘들고 짜증나던 날들도 있었지만요.
하지만 자신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기범에게 해 준 일 중 가장 값진 선물이라는 사실입니다. 절대 돈으로도 살수 없고 책으로도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직접 체험하며 온몸으로 한 공부였다 할 만합니다.
내가 그동안 기범이를 사랑했으나 이해를 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완전히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번 산행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백두대간의 시간이 아니었다면, 절대 평생 알 수 없었던, 알지 못할 것들을 알게 된 것입니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허나 그래도 그 동안의 것과 다른 경험을 하며 좀 더 사랑하게 되었고, 좀 더 존중하게 되었으며, 좀 더 이해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감사할 일은 직접적인 것도 있지만 좀 추상적인 것이 많은 반면, 욕할 일은 참 현실적이고 직접적입니다. 당장 산에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 욕 나옵니다.
백두대간 산행 정도 할 사람이라면 너무나 당연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쓰레기 버리는 짓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가면 정말 얼마 되지 않을 사소한 쓰레기를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백두대간에 버리면 그것은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닙니다. 그 사람의 양심이 버려진 것입니다.
또한 그것을 보면 누구나 욕이 나올 텐데 그 욕은 당사자 귀에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욕을 먹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발도 없는 욕은 좋지 않은 기운으로 그 사람에게 분명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산에 절대 쓰레기 버려서는 안 됩니다.
직접 듣는 욕보다 더 나쁜 것이 그런 기운으로 전해지는 욕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