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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시대 일반
· ISBN : 9788973374670
· 쪽수 : 392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한국의 분열주의, 그 뿌리를 찾아서
1부 300년 당쟁의 문이 열리다
1장 끊어진 왕실의 적통
누가 왕통을 이을 것인가|역사적인 선택|선택은 옳았는가|신왕 교육을 둘러싼 논쟁|군자와 소인은 누가 가리는가|조광조의 환생|이준경과 기대승의 대립|노당과 소당으로 갈리다|불씨를 남긴 유차|파주 4걸의 분노
2장 동과 서를 분명히 하라
을해당론의 폭발|서인의 막빈은 누구인가|판을 가른 살인 사건|공격당하는 이이|서인의 정철, 동인의 이발
3 당쟁에 휘말린 선비들의 선택
상소를 대필하다니|이이의 복직|재야에 남은 사람|끓어오르는 임금의 총애|동인의 행동대장|호조판서의 직언|불가근불가원의 관계|기개 있는 선비들의 만남|판세를 뒤엎은 상소 한 장|주상과 동인의 충돌|승리의 기쁨|강해진 당파성|갑작스런 죽음
2부 관직 없는 천재, 송익필
1장 새 역사를 준비하는 인재들
이이와 성혼의 첫만남|적서의 문제|나라에 도가 있는가|화석정에서 도를 논하다|이름을 알리다
2장 아버지의 덫에 걸리다
응용의 지혜, 맑은 시심|조선 중기의 8문장|아버지의 악업|피로 얼룩지는 친국장|벼락출세|대과의 길이 막히다|첫 번째 제자|폐족 안씨 집안의 와신상담|멸문지화의 두려움
3장 정승 부럽지 않은 권력
임금의 각을 신하가 잡는다|걷히지 않는 그림자|예를 논하다|『격몽요결』을 둘러싼 논전|이이보다는 정철|공자의 나라, 주자의 나라
4장 서인의 배후, 갑작스런 몰락
곽사원 송사의 결과|갑작스런 노비소송|올리지 못한 상소|안당 집안과 동인의 결탁|한순간에 뒤바뀐 신분|회유에 대한 답변|헛된 구명 노력
3부 흔들리는 조선, 고뇌하는 선비들
1장 송익필의 덫에 걸린 자
스승을 배신한 사람|정해왜변과 정여립|황해도에서 온 귀인들|형제의 연놀이|재앙의 조짐
2장 세상을 동인의 피로 물들여라
작전명 ‘성서격남’|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광기의 시작|죽느냐 사느냐|고도의 전략|밀려오는 역풍|임금과 맞서다
3장 타오르다 스러진 불씨
새로 그린 밑그림|영의정의 최대 근심|주저하는 자, 몰아붙이는 자|유언비어로 인한 함정|마지막 반전|죄를 더하는 데는 말이 필요 없다|남겨진 단 한 사람
4장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임진왜란, 그리고 서인의 정계복귀|정철의 부음|연이은 죽음|세상과 맞서려 하지 마라|마침내 흙으로 돌아가다
에필로그|24년 후, 드디어 그의 세상이 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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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왜 송익필이라는 인물을 읽어야 하는가. 현대 한국 사회의 분열주의적 경향의 뿌리는 조선 시대, 그것도 선조 시대, 그중에서도 송익필이라고 하는 한 인물을 통해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분열주의의 뿌리를 정확히 파악할 때 진정한 통합주의로 가는 길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_〈프롤로그〉 중에서
28일 새벽, 주상이 승하했다. 이준경은 도승지 이양원, 동부승지 박소립(朴素立, 1514~1582년), 병조판서 원혼, 승정원주서 황대수(黃大受, 1534~?) 등으로 하여금 당장 사직동에 있는 고(故) 덕흥군 사저로 가서 ‘주상’을 맞아오도록 명했다. 순간 황대수가 병판 원혼의 관대를 붙들며 “어느 군(君)을 맞아올 것인지 왜 묻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덕흥군에게는 아들이 셋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양원은 “이미 정해진 일인 만큼 물어볼 필요가 없다”며 황대수를 몰아세웠다. 이준경은 이 광경을 물끄러미 지켜보았다. 관직이 제일 낮은 황대수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미 정해진 일이라 하더라도 이 일만은 그렇게 서둘러서는 아니 됩니다.”
이에 이준경은 “하성군이다”라고 말해 주었다. 그 즉시 황대수는 종이에다 ‘하성군’이라고 석 자를 쓴 다음 이준경에게 들어 보였다. 이준경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서야 황대수는 그것을 옷소매에다 넣고 출발했다. 이를 지켜보던 이준경은 ‘대수야말로 크게 쓰일 인물이로구나’라고 생각했다. 또 일행 중에 황대수가 포함돼 있는 한, 신왕을 맞아오는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싶었다.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1부 1장 「끊어진 왕실의 적통」
파주 구봉산(지금의 출판단지 뒤 심학산) 자락에 있는 송익필의 초당을 참으로 오랜만에 이이가 찾았다.
“어찌 하면 좋겠는가? 계함은 전라도에 가 있고. 조정에는 나 혼자뿐일세. 물론 영상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기는 하지만 주변에는 동인 무리뿐이야.”
“숙헌, 결국 중요한 것은 주상의 마음이야. 자네처럼 해서는 주상의 마음을 잡을 수가 없어. 아직도 주상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나.”
“또 그 얘긴가?”
“듣기 싫으면 여기서 관두지. 술이나 하세.”
“어허, 오늘은 그걸 듣고 싶어서 이리 오지 않았나. 계속해 보시게.”
“우선 말을 아끼게. 주상은 처음에는 숙헌처럼 명철한 사람을 좋아하지. 그러나 얼마 안 가서 겨루고 싶어해. 그리고 자기보다 낫다 싶으면 에둘러서 내치려 하지. 말로는 다 들어줄 듯하지만 주상은 듣는 것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
―1부 3장 「당쟁에 휘말린 선비들의 선택」